
대학의 기술이전 성과에 상용화와 생태계 확산 등 추후 효과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6월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 발표'를 살펴보면, 2024년 대학기술이전 건수는 5624건으로 전년 대비 1.4% 감소 했고 수입 규모는 1001억원대에서 1186억원으로 10% 이상 늘며 눈에 띄는 성과를 쌓았다. '건수 중심'에서 '질적 중심'의 성과로 전환되고 있지만, 여전히 기술이전 수, 기술이전료 등 초기 평가 부분에 머물러 있다. 기술이전 이후 현장 매출, 고용, 창업 지속성 등 산업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주는 질적 지표는 여전히 부족하다.
한 사립대의 기술이전센터장은 “초기 성과 지표는 존재하나 상용화나 지속성 지표는 부족한 것이 맞다”며 “로열티를 받는 경상기술료의 추이 지표를 일부 활용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다수 프로젝트에서 이를 반영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경상기술료는 이전 기술이 실제로 제품이나 서비스로 상용화돼 매출이 발생할 때 일정 비율을 대학이 받아내는 로열티 구조다. 하지만 국내 기술이전 계약은 대다수 일시불로 받는 선급기술료 방식에 치중돼 있어, 상용화 이후 꾸준히 로열티를 확보하는 사례는 드물다. 현재 기술이전 평가제도로 기업이 기술을 잘 활용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기도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장기술 한국기술이전협회장(KAUTM)은 “대학과 사회는 기술료 규모가 큰 초기 계약을 우대하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 선급기술료를 높게 평가하기 때문에 이를 크게 받으면 경상기술료는 자연스럽게 없거나 적을 수밖에 없다”며 “이미 단기 성과는 확인하기 쉽고 장기적인 질적 성과를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가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해외는 상황이 다르다. 해외 기술이전 지표는 질적 지표를 강화해 산학협력과 기술이전의 사회적 가치를 평가한다. 미국은 매출기여도, 고용 효과 등도 주요 지표로 삼는다. 선급기술료가 적고 경상기술료가 많은 계약이 다수다.
장 회장은 “해외에서는 적은 액수의 선급기술 계약이 많다. 경상기술료로 계약이 체결되는 구조는 기업과 대학이 리스크를 공유하면서 더 효과적인 파트너십을 갖게 되는 구조”라며 “기술 이전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은 지속적인 매출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대학은 보다 효과적인 기술 활성화를 위해 아낌없이 지원함으로써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기술이전 성과가 주로 대기업 중심으로 형성된 것도 구조적 한계로 꼽힌다. 대기업은 기술을 사들인 뒤 자체 연구소나 연구 인력을 통해 독자적으로 이어가려는 경향이 강하고, 경상기술료를 장기적 부담으로 인식해 계약 자체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성장 초기 단계에 있는 중소·벤처기업은 오히려 기술이전을 적극적으로 필요로 하지만, 대기업 중심 구조가 고착되면서 이들이 양질의 기술을 이전받을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높다.
![[에듀플러스]“기술이전 1100억원 돌파했지만…산업 생태계 기여도는 불투명”](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9/02/news-p.v1.20250902.0b18e4d48ca646e2beed5ae1dbbde54b_P1.png)
이 같은 상황에서 사후관리 정책은 줄고 있어 우려는 커진다. 대학과 기업 현장을 연결하던 브릿지 사업이 올해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라이즈)에 일부 흡수되며 중단될 예정이다. 기술개발은 이어지겠지만 기술이 상용화돼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단계까지 가려면 다시 제자리 걸음일 수밖에 없다.
한 산학협력단 관계자는 “기술 판매 후 이전 기술의 성과 모니터링을 지원하는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런 사업이 지속돼야 기업도 관심을 갖는데 이 지표를 일부 확인했던 브릿지 사업은 곧 중단된다. 현장과 정책이 불균형하다”고 토로했다.
김상범 호서대 산학협력단 부단장은 “기술이전에서 특허 등록과 판매까지 이어지는 한 사이클은 이미 설계된 흐름대로 진행돼 성과를 거뒀다고 본다. 이제 그 이후의 사이클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며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수요 기반 연구가 빠르게 상용화되는 만큼, 대학도 산업 현장의 수요를 꾸준히 파악할 수 있는 접점을 마련해야 하고 사후 조치까지 관리할 수 있는 정책과 지원이 지속적으로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