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글로컬대학을 찾아서⑬이해우 동아대 총장 “동서대와 사립대 최초 글로컬 연합모델…부산 미래 연다”

이해우 동아대 총장. (사진=동아대)
이해우 동아대 총장. (사진=동아대)

지난해 두 번째로 선발한 글로컬대학30에는 기존 사업에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연합 모델'이 등장했다. 동아대는 동서대와의 연합 모델로 글로컬대학 승부수를 띄웠다. 글로컬대학 사업 선정을 위한 국립대 간 통합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재단과 법인이 전혀 다른 두 사립대 연합이 만들 시너지에 대학가의 관심이 쏠린다.

동아대는 사립대 연합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거버넌스' 통합을 강조한다. 이해관계가 다른 두 사립대학이 공동 의사결정 시스템을 통해 최종 의사결정을 하는 방식이다. 아직 시작 단계지만, 이해우 동아대 총장은 “성과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고 자부했다.

동아대·동서대 연합의 글로컬대학 비전은 '강력한 사학 연합으로 부산의 미래 성장을 책임지는 개방형 연합대학'이다. 캠퍼스, 산학협력단, 학사제도 등 양 대학의 모든 빗장을 열고 공유하겠다는 포부가 엿보인다. 사립대 간 첫 글로컬대학 연합 모델의 성공적인 비전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지 이 총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글로컬대학의 연합모델 선정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어떻게 준비했나.

▲동아대와 동서대는 사립대 첫 글로컬대학 연합모델이다. 동서대는 지리적으로도 동아대와 같은 서부산권에 있고, 우리 대학과 중복되지 않은 문화콘텐츠 분야를 높이 평가했다. 부산의 두 명문 사립대가 손잡고 선정된 사업이라 의미가 있다. 이번 선정을 계기로 서부산권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비수도권 대학 중 발전 잠재력이 높은 30개 대학에 포함됐다는 사실 역시 상징적이다.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부터 본지정까지 고생한 대학 구성원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전폭적으로 지원해 준 부산시에도 감사함을 전한다. 동아대와 동서대 연합의 글로컬대학 선정을 계기로 지역혁신을 견인하고,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대학을 만들어 지역을 지키는데 대학이 역할을 하고자 한다.

-교육부가 요구하는 연합은 '통합에 준하는 수준'이다. 어떤 방식의 연합이 이뤄지나.

▲연합대학은 양 대학 교직원이 함께 참여하는 혁신전략 거점인 교육혁신, 지역 정주, 통합 산단 시스템 오피스를 구축했다. 부산시장과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참여하는 글로컬 연합대학 위원회를 최고 의사 결정 기구로 하는 공동 의사결정 거버넌스를 구성했다. 연합대학의 주요 전략은 시스템 오피스에서 발의하고, 최종 의사결정은 글로컬 연합대학 위원회를 통해 이뤄지는 구조다.

연합 거버넌스 구축과 함께 양 대학이 가진 기존 체계를 균질화하고 표준화하는 것도 중요한 작업이다. 2028년까지 연합대학의 학사 체계 표준화, 교원인사제도 균질화, 행·재정 지원체계 표준화를 주요 목표로 설정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성과도 보인다.

부산 지역 내에서 동아대와 동서대가 보유하고 있는 5개 캠퍼스의 효율적 연계를 위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중요 과제로 삼고, 공간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는 디지털 접근성 제고를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에듀플러스]글로컬대학을 찾아서⑬이해우 동아대 총장 “동서대와 사립대 최초 글로컬 연합모델…부산 미래 연다”

-각 대학의 역할은.

▲연합대학은 에너지테크, 휴먼케어, B-헤리티지, 문화콘텐츠 4대 특화분야를 설정했다. 양 대학 5개 캠퍼스의 기능에 맞춰 역할을 분담하는 '특화 중심 필드(Field) 캠퍼스' 전략을 수립·추진 중이다.

에너지테크 분야는 수소에너지와 전력반도체를 중심으로 동아대가 이미 확실한 경쟁력을 갖췄다. 국제공인시험성적서 발급기관인 '동아대 고기능성 밸브기술 지원센터'를 통해 지역사회와 기업이 함께 성장할 기회를 잡았다. 아시아 최고 수준의 수소에너지 실무형 인재를 양성한다.

휴먼케어 분야는 동아대 병원을 중심으로 동아대와 동서대의 우수 보건계열 학과들이 시너지를 낼 것이다. 에코델타시티에 있는 세계적인 제약회사 프레스티지 바이오파마, 동아대 병원 등을 필드 캠퍼스로 활용한다. 이곳에서 미래 신기술 R&D 기반 휴먼케어 전문 인재를 양성할 것이다.

B-헤리티지 분야에서는 동아대 석당박물관이 중심 역할을 한다. 동아대 박물관은 전국 2대 대학박물관이다. 국보 2점, 보물 15점, 수장고에 총 2만5000여 점이 있고, 한 해 방문객이 10만 명 정도다. 이를 디지털화해 온라인으로 부산시민과 전 세계에 동아대가 보유한 문화재의 우수성을 알린다. 동아대 석당박물관이 필드 캠퍼스가 돼 첨단융합기술 기반 헤리티지 전문가를 육성할 계획이다.

동서대는 문화콘텐츠 분야를 이끈다. 첨단미디어 영상 분야의 뛰어난 인프라를 활용해 전문가를 양성하고, 아시아 최고의 미래융합디자인 혁신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인공지능(AI)융합 디자인, 무대의상디자인 등 다양한 모듈 교육을 진행 중이다.

-다른 통합 혹은 연합대학과의 차별점은.

▲동아대·동서대 연합모델의 '필드 캠퍼스'를 들 수 있다. 기존 단일대학 차원의 산업 맞춤형 교육에 한계를 체감해 연합의 규모화를 추진한다. 지산학 협력모델의 혁신을 선도하고자 대학이 산업현장으로 직접 나가서 인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강의실 위주의 주입식 교육을 탈피하고, 학생이 직접 현장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다. 현장이 캠퍼스가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부산테크노파크 전력반도체센터에서 수억 원대의 첨단 장비와 클린룸 시설을 학생들이 직접 활용해 반도체 개발과 신뢰성 평가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부산패션비즈센터에서 첨단 장비를 활용해 가상·실물 패션쇼 기획·운영을 경험하는 형태다. 다양한 필드캠퍼스를 확보해 지역 산업계와 함께 현장 맞춤형 인재를 키워내려고 한다. 이들이 졸업 후 지역에 정주하며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동아·동서 글로컬 연합대학이 지향하는 혁신 방향이다.

-양 대학 간 벽 허물기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계획인지.

▲사립대 간 연합대학 모델 구축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학과 지역의 동반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목적 하나로 양 대학은 모든 추진과정에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이해 당사자로부터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를 위해 의사소통을 위한 모든 과정을 제도화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 사항은 사전 중재 및 조정 역할을 하는 정책네트워크(학생·교직원·시민·산업계·지자체 참여), 연합대학 전략기획실, 글로컬 연합대학 위원회를 거쳐 어느 한쪽에 편중되지 않게 해결할 것이다. 중재와 조정 절차를 거쳐 수행한 과제들은 지자체와 산업체가 참여하는 '자체평가위원회'와 '성과관리위원회'를 거친다. 이를 통해 글로컬 연합대학이 추구하는 부산시와 대학의 공동 이익 실현에 부합하는지 점검한다.

동아대 부민캠퍼스 전경. (사진=동아대)
동아대 부민캠퍼스 전경. (사진=동아대)

-인재의 지역 정주를 위한 계획은.

▲부산시는 박형준 시장 취임 후부터 지속적으로 '지산학협력'을 강조하는 동시에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제(라이즈·RISE) 사업도 시작했다. 부산시 9대 전략산업과 연계한 특화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해 지역 대학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학·산업체·지자체가 지산학 협력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면, 청년 정주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동아대와 동서대는 부산시와 대학 공동 이익을 실현하는 '부산 개방형 연합대학' 비전을 반드시 달성하겠다. 지역산업과 연계한 4대 특화 분야를 중점으로 발전시켜 양질의 일자리 창출해 청년들이 정주하는 젊은 도시 부산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

-대학의 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은.

▲오랜 등록금 동결로 재정도 악화하고 수도권 집중도 심각해져 가는 상황에서도 동아대는 지역을 대표하는 명문사학으로서 지속적인 혁신을 추진해왔다. 등록금 정상화와 산학협력 연구비 수주 금액 상승, 유학생 수 대폭 증가, 2025 부산·울산·경남 4년제 대학 중 정시모집 경쟁률 1위 등이 대표적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동아대는 연구가 상용화되는 사례를 많이 만들어 내려고 한다. 지역 사립대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역점사업으로 준비한 'L2M(Lab to Market)' 플랫폼이 완공됐다. 이전까지는 교수의 연구와 개발이 논문으로 끝이 났지만, 여기서 경쟁력 있는 부분은 제품화까지 해보고자 하는 것이 바로 L2M이다. L2M은 동아 브랜드 사업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다. 동아 브랜드 사업을 통해 출시된 '동감(동아대 농장에서 재배한 단감으로 만든 와인)'도 있다. 기능성 화장품, 숙취해소제와 같은 식음료도 개발 중이다.

실무형 인재를 육성하는 것도 대학의 위기 극복을 위한 또 하나의 방안이다. 동아대가 혁신적으로 도입한 '산학 정년트랙 전임 교원' 제도와 실무중심 교육을 더욱 강화해 동아대 출신들은 실무를 잘한다는 인식이 생기도록 특화하고 있다.

다양한 글로벌 인재도 유치하고 있다. 유학생의 양적인 성장뿐 아니라 질적인 성장을 위해서도 노력한다. 외국인 유학생 수가 코로나 이전 800명 수준에서 올해는 2100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기존 경영대학 유학생 전담 학과(영어트랙)인 융합경영학과에 이어 내년부터 공과대학 글로벌첨단융합공학부도 신설한다. 우수 외국인 유학생을 선발해 실용적 글로벌 공학 인재를 양성하고, 취업·지역 정주와 지역혁신을 선도할 인재를 육성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수도권 집중과 인구감소로 지역과 대학이 어려운 상황이다. 동아대와 동서대 연합은 제시한 혁신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겠다. 글로컬대학 사업을 통해 지역혁신을 견인하고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 양 대학의 혁신을 지켜봐 줬으면 한다.

◆이해우 동아대 총장

동아대 금속공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금속공학 석사를, 부산대에서 조선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성중공업 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동아대로 자리를 옮겨 신소재공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학생처장, 취업지원처장, 교무처장 등을 역임했다. 2020년 제16대 총장에 선임됐으며 2024년 연임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