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센터의 분자마커 분석 지원으로 육종 기간을 12~15년에서 7~8년으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국제종자박람회를 계기로 중국과 네덜란드 시장에도 진출했지요.”
토마토 단일 품목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해 온 부농종묘 류제택 대표는 종자산업진흥센터를 통해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종자는 농업의 기반이면서 수출 잠재력이 큰 산업이다. 정부는 품종보호제도, 민간육종연구단지, 국제종자박람회를 결합해 종자를 전략 품목으로 육성해왔다. 국내 종자산업 총 판매액은 2019년 7800억원대에서 2022년 기준 8754억원으로 확대됐다. 수출액은 최근 5년간 연평균 5000만~6000만달러 수준을 유지하며 꾸준히 확대 기반을 다지고 있다. 품종보호 제도 역시 확대돼 출원은 누적 1만4000여건, 등록은 1만건을 넘어섰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종자산업진흥센터는 민간 기업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17개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분자표지 분석과 시험재배 포장을 활용해 신품종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있다. 또 해외 수출을 위해 바이어를 올해부터 상시 초청하고 국제종자박람회를 운영하며 맞춤형 컨설팅과 전문 인력 양성까지 지원한다. 조영일 센터장은 “국내 종자산업은 아직 영세한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기업별 역량에 맞춘 맞춤형 지원이 없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국제종자박람회는 한국 종자가 해외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핵심 통로다. 지난해에는 91개 기업이 참가해 58작물 497품종을 선보였다. 올해 행사는 10월 김제 민간육종연구단지에서 열리며, 국내외 종자기업과 연구기관이 대거 참여해 신품종을 공개한다. 해외 바이어 초청 상담회와 현장 시연도 함께 진행돼 수출 확대와 국제 네트워크 강화를 뒷받침할 예정이다.
정책 성과도 보이고 있다. 국산 토마토 종자 점유율은 2008년 30%대에서 현재 6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배추·무·고추 등 주요 채소작물의 국산 종자 점유율은 이미 100%에 달한다. 이러한 성과는 GSP(골든시드 프로젝트) 같은 대규모 지원을 통해 가능했다. 다만 후속 지원이 이어지지 못하면서 산업 성장을 뒷받침할 새로운 정책도 요구된다. 류 대표는 “임대 중심의 구조는 기업 투자를 제약하기 때문에 분양 전환과 지자체 지원이 필요하다”며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현장 수요에 맞춘 지원이 더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종자산업은 이제 기반을 다지는 단계를 넘어 확장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종자산업 혁신클러스터 조성과 신규로 추진되는 첨단정밀육종기반 구축이 대표적이다. 조영일 종자산업진흥센터장은 “센터는 이러한 신규 사업을 통해 기업 성장과 수출 확대를 뒷받침하겠다”며 “한국 종자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과 현장이 함께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제작지원: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25년 FTA 이행지원센터 교육홍보사업)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