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과학에 충실한 국정감사

김영준 전국부 기자
김영준 전국부 기자

국정감사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늘 그랬듯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을 비롯한 연구 현장도 피감 대상으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감 석상에 오른다.

기자로서 매년 지켜본 국감은 치열한 현장이었다. 다만 그 방향은 기자의 기대와는 다소 다른 면모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논의의 겉껍질은 과학기술일지라도 그 속내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상대 비판인 경우가 자주 있었다. 해당 기관이 아닌 정권에 대한 비난이 기관을 향한 성토 속에 실리는 일이 상당했다. 이 역시 권력 견제를 위해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정작 '과학기술'이라는 본분을 잊을 때가 많았다. 상대적으로 과학기술 발전 방안 모색은 절실하지 않았다.

안 그래도 과학 분야는 방송·통신 분야에 밀려 과방위 논의 주변부에 위치할 때가 많다. '과방위 국감에 과학 없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우선 방송·통신 분야 이슈가 워낙 크다. 때마침 터진 초유의 해킹 이슈에 논란이 많다.

이미 이뤄지는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국감 자료 요청도 크게 인상적이지 않다는 후문이다. 기관장에 대한 신변잡기, 지엽적인 질의가 상당수라는 얘기가 들린다. 아쉬운 일이다.

지금 국내 연구 현장은 향후 더 큰 발전을 위한 정책적 변화기에 있다. 정부는 연구개발(R&D) 예산을 확대하고, 그동안 현장의 발목을 잡던 연구과제 중심제도(PBS) 폐지를 공언했다. 과기부총리 부활 등 좋은 소식도 있다.

이런 호재가 뿌리를 내리려면 많은 준비와 논의가 필요하다. 제때 이뤄지지 않고 절차가 미뤄진 출연연 기관장 후임자 선임작업 등 여러 당면한 숙제도 있다.

공론의 장에서 보다 건설적인 논의가 절실하다. 충실한 준비가 이뤄져 곧 열릴 국감이 과학기술에 충실한 국감이 되길 바란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