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정 국가가 데이터·컴퓨팅 인프라·인공지능(AI) 모델을 독자적으로 보유하고 통제할 수 있는 AI 시스템이다. 자국 기술과 인프라, 인재를 활용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일종의 '주권형 인공지능'을 의미한다.
소버린 AI(Sovereign AI)는 생성형 AI가 글로벌 빅테크 중심으로 발전하면서 기술 의존을 줄이고 자국 내 산업·안보 주권을 지키려는 흐름에서 등장했다. 단순히 외부 의존을 줄이는 것을 넘어 기술적 종속과 디지털 식민화를 경계하는 자주적 가치로 자리잡았다.
소버린 AI는 기술 자립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AI에 각국의 고유한 문화와 법·제도, 언어적 특성을 반영하고, 데이터 수집부터 처리, 서비스 구현까지의 전 과정을 자국에서 통제할 수 있는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국 주도의 AI 생태계를 갖춘 국가만이 데이터와 기술 주권을 지킬 수 있다는 문제 의식이다. 특히 AI가 의료, 국방, 금융 등 국가 핵심 영역에 투입될수록 기술 자립성이 더욱 중요해졌다.
프랑스의 미스트랄, 독일의 알레프알파 등이 대표적 예다. 유럽연합(EU)은 AI법(AI Act) 등 고위험 AI 규제 강화와 함께 유럽산 언어모델 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소버린 AI를 위해서는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와 로컬화된 데이터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도 정부 주도의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등 소버린 AI 대열에 합류했다. 국가대표 AI 개발을 위한 정예팀에 SK텔레콤·LG AI연구원·NC AI·네이버클라우드·업스테이지 등 5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