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韓, CPTPP 가입 서둘러야”

어제부터 미국행 항공 소포, 오늘부터 국제 특급 우편 서비스(EMS) 가운데 관세가 붙지 않는 서류를 제외한 모든 물품 등에 대한 우체국 창구 접수가 중지된다. 이 조치는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변경이 적용되는 오는 29일 0시(현지시간) 미국 도착분부터 적용되며, 서류 및 서신 등을 제외한 미국행 모든 국제 우편물은 신고 및 관세(15%) 부과 대상이 된다.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미국의 관세 정책 변경에 따라 미국행 국제우편 접수 단계적 중단 관련 안내문이 놓여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어제부터 미국행 항공 소포, 오늘부터 국제 특급 우편 서비스(EMS) 가운데 관세가 붙지 않는 서류를 제외한 모든 물품 등에 대한 우체국 창구 접수가 중지된다. 이 조치는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변경이 적용되는 오는 29일 0시(현지시간) 미국 도착분부터 적용되며, 서류 및 서신 등을 제외한 미국행 모든 국제 우편물은 신고 및 관세(15%) 부과 대상이 된다.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미국의 관세 정책 변경에 따라 미국행 국제우편 접수 단계적 중단 관련 안내문이 놓여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4일 '공격받는 자유무역, 주요국 FTA 논의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미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과 기발효 협정의 개선을 추진하는 동시에 CPTPP 가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광범위한 관세 조치 이후 주요국은 △신규 FTA 체결 및 중단된 협상 재개 △기존 협정 개선 △복수국간무역협정 가입 등 양자·지역 협력을 대폭 가속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트럼프 대통령 재선 이후 장기간 답보 상태였던 남미공동시장(MERCOSUR), 인도네시아와의 FTA 협상을 각각 25년, 10년 만에 타결했다. 영국도 인도와의 협상을 3년 만에 마무리했다

보고서는 주요국의 FTA 추진 유형을 대외무역의존도와 대미 수출 의존도에 따라 세 가지로 나눠 분석했다.

첫 번째는 우리나라와 스위스, 칠레 등 대외의존도가 높고 대미 수출 비중이 평균(26%) 미만인 국가들이다. 이들은 내수시장이 작아 수출 증대를 위해 대부분의 수출상대국과 적극적으로 FTA를 체결해왔다. 그에 따라 신규 FTA 체결 속도는 다소 둔화하고 기체결 FTA의 개선 및 보완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는 캐나다, 멕시코, 코스타리카 등으로, 대외의존도가 높고 특히 대미 수출 비중이 커 미국을 대체할 시장을 찾고 있다. MERCOSUR, ASEAN, EU, CPTPP 등 거대 시장과의 FTA를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일본, 중국, 호주, EU 등 국내(역내) 시장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도 최근 들어 전략적으로 FTA 추가 체결에 나서고 있다는 게 무협 설명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고서는 특히 우리나라의 FTA가 안정적인 수출 확대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5년간(2020~2024) FTA 체결국 대상 수출은 연평균 5.1% 증가했다. 세계 전체 수출 증가율(4.7%)과 FTA 미체결국 대상 수출 증가율(3.7%)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협은 이러한 성과에도,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무역 질서 재편 속에서 우리나라 역시 FTA 전략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시장 접근 확대, 서비스·투자 분야 고도화 등 기존 협정의 업그레이드와 함께 새로운 협정 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첨단산업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유화 수준이 높은 CPTPP는 기존 FTA와 비교해 시장 개방 효과가 크고, 공급망 안정성 강화 및 생산비용 절감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강금윤 무협 수석연구원은 “CPTPP 당사국 다수와 이미 FTA를 체결하고 있지만, CPTPP 가입은 수출 기회 확대와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생산비용 절감에 유리하다”며 “성숙기에 접어든 우리나라의 FTA 정책과 경험을 토대로 국내 취약 산업을 보호할 보완책을 병행하면서 CPTPP 가입 논의를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CPTPP 가입을 위한 검토를 다시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문재인 정부 시절 CPTPP 가입을 위한 절차를 밟다 중단했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