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AI로 더 튼튼하고 경제적으로' KAIST, 3D 프린팅 新기술 구현

치과 치료부터 복잡한 시제품 제작까지 널리 쓰이는 '광경화 3D 프린팅'의 낮은 내구성이 문제인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이 이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KAIST는 김미소 기계공학과 교수팀이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29일 밝혔다.

광 조절 기반 '그래디언트' 구조체로 구현하는 광 경화 3DP 고내구성 기술
광 조절 기반 '그래디언트' 구조체로 구현하는 광 경화 3DP 고내구성 기술

대상이 된 디지털 광 조형(DLP) 기반 3D 프린팅은 빛으로 액체 레진(고분자 중합체)을 굳혀 구조물을 빠르게 제조하는 기술이다. 자유로운 형상 구현이 가능하지만 내구성 약점이었다.

연구팀은 충격·진동을 흡수하면서 고무~플라스틱의 다양한 물성을 구현할 수 있는 신규 광경화 레진 소재, 구조물 각 부위에 최적 강도를 자동 배치하는 머신러닝 기반 설계 기술을 결합해 문제를 풀어냈다.

충격·진동 흡수 능력을 크게 높인 '동적 결합을 도입한 폴리우레탄 아크릴레이트(PUA)' 소재를 개발했다. 또 빛 세기를 조절해 하나의 레진 조성물에서 서로 다른 강도를 구현할 수 있는 '회색조 DLP' 기술을 적용했다.

또 구조와 하중 조건을 분석해 최적의 강도 분포를 자동으로 제안하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개발, 소재 개발 및 구조 설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맞춤형 강도 분배를 가능케 했다.

경제성도 높다. 단일 소재·공정만으로 고가의 '다중 재료 프린팅' 기술과 동일한 효과를 내게 했다. 생산 비용은 물론, 연구개발(R&D) 시간과 제품 설계 비용까지 줄일 수 있다.

앞줄부터 시계 방향으로 남지수 박사과정, 복신 첸 박사과정, 김미소 교수
앞줄부터 시계 방향으로 남지수 박사과정, 복신 첸 박사과정, 김미소 교수

김미소 교수는 “이번 기술은 소재 물성과 구조 설계 자유도를 동시에 확장한 것으로, 경제성까지 확보한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바이오메디컬, 항공·우주, 로봇 등 다양한 산업 분야 활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남지수 KAIST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복신 첸 성균관대 학생도 공동연구로 기여했다. 연구 결과는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에 7월 16일 자 온라인 게재됐고, 학술지 권두 도판에도 선정됐다.

이번 성과로 김미소 교수는 지난 7월 국제 학술 출판사 와일리가 주관하는 '와일리 라이징 스타 어워드' '와일리 여성 재료과학상'을 동시 수상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한국연구재단 BRIDGE 융합연구개발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차세대 반도체 대응 미세기판 기술개발사업 일환으로 수행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