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박선규)은 동남아시아 국가 홍수 예보 정확도 향상과 수문자료 신뢰도 제고를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자동 수위 측정 시스템인 '스마트 목자판'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건설연 수자원하천연구본부 연구팀(팀장 김충수)이 이룬 성과다.
목자판은 하천이나 강 등에서 수면 높이를 눈금으로 표시해 수위를 직접 관측할 수 있도록 설치한 계측 장치다. 신규 개발된 스마트 목자판은 기존 수동 수위 관측 방식 목자판이 가진 한계를 보완해 수위 자동 측정, 데이터 전송, 이상값 분석, 홍수 예측까지 통합 수행한다.
AI 기술을 접목해 실시간으로 수위 자료 품질을 관리하고, 향후 수위 변화나 홍수 발생 가능성까지 예측할 수 있다.
스마트 목자판의 측정 장치는 센서 간 전기 저항 변화를 측정하는 저항식과 부력체 위치를 감지해 수위를 측정하는 레이저식 센서가 사용된다. 신규 개발 장치는 ±2㎜ 오차 범위내 정밀 수위 측정이 가능하며, 태양광 전원을 사용해 외부 전력 없이도 작동한다.
2023~2024년 홍수기 동안 라오스 메콩강 본류에 설치된 스마트 목자판은 수동 관측과 동등한 수준의 정확도를 기록하며, AI 기반 수문자료 품질관리·예측 실효성을 입증했다.
또 스마트 목자판은 기존 외국산 장비 대비 절반 이하 비용으로 설치가 가능하며 유지보수도 간편하다. 수집 데이터는 자동 전송돼 인력·예산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도로, 지하차도 등 침수 위험 지역에도 설치 가능하며, LED 경고판·사이렌·CCTV 등과 연계한 재난 대응 시스템으로 확장성도 높다.
특히 AI 품질관리 기술은 2022~2024년 매년 개최된 WMO/ESCAP 태풍위원회 연간 총회 및 통합 워크숍 보고서에 수록돼, 국제적 신뢰성도 공식 인정받았다.
건설연은 향후 스마트 목자판 기술을 다양한 현장 여건에 맞게 고도화하고, 지하공간 등 도심 지역에 적합한 모듈형 제품으로 확대 개발할 계획이다. 국제기구 및 해외 도시와 협력해 세계 시장 진출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박선규 원장은 “스마트 목자판 기술은 개발도상국 홍수 피해 저감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극한 자연 재난에서 국민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건설연 중소·중견기업 지원사업인 '스마트 목자판 개발도상국 실증화 및 상용화(2023~2024)' 과제와 환경부 정부수탁사업 '태풍위원회 홍수관리 고도화(2022~2024)' 과제로 개발됐으며, 진성이엔지에 기술이전 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