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2030년 차량용 반도체 10% 국산화 달성”

왼쪽부터 이희현 현대모비스 시스템반도체실  상무,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박철홍 현대모비스 반도체사업담당  전무
왼쪽부터 이희현 현대모비스 시스템반도체실 상무,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박철홍 현대모비스 반도체사업담당 전무

현대모비스가 2030년까지 차량용 반도체 10%를 국산화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앞서 국내에서 개발, 생산한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를 이르면 내년부터 적용한다.

현대모비스는 29일 개최한 제1회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 'Auto Semicon Korea'(이하 ASK)에서 이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경기도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에서 열린 포럼에는 국내 완성차와 팹리스, 파운드리, 디자인하우스, 패키징, 설계 툴(Tool) 전문사 등 23개 기업과 연구기관이 참석했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이날 “국내 최초의 민간 주도 차량용 반도체 협력체체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를 비롯 국내 반도체 기업과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국내 차량용 반도체 역량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2021년 발생한 차량용 반도체 공급 대란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포럼을 계기로 국내 반도체 기업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이 사장은 “국내 기업과 협업해 개발한 차량용 반도체는 이르면 내년에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부터 시작해 2~3년 내에 10종 이상의 차량용 반도체를 만드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주요 기업과 기관이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의기투합한 것은 국내 독자적 설계와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중심으로 다량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유럽·일본이 글로벌 시장에서 95%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차량용 반도체 전력·시스템 16종 등을 개발·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는 차세대 제품으로 대상을 확대한다.

우선, 현대모비스는 실리콘 기반의 고전력 반도체(Si-IGBT)와 실리콘카바이드 기반 전력 반도체(SiC-MOSFET)를 2026년 양산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자체 개발한 전력 반도체를 기반으로 인버터, 모터 등 구동(PE)시스템 전반을 모두 내재화해 가격과 성능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사장은 “현대모비스는 전기차 주행거리를 좌우하는 전력반도체와 핵심부품을 통합 개발하면 이를 개별적으로 개발할 때보다 최대 2년가량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철홍 현대모비스 전무는 “차량용 반도체의 높은 품질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로보틱스는 물론 미래 모빌리티 전 사업분야로의 진출도 용이하다”며 “결국 차량용 반도체는 자동차 시장에 국한되지 않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연평균 9%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30년에는 약 1380억 달러(약 200조 원) 규모의 시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