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미국 진출 40년을 맞는 현대차그룹이 3년 연속 사상 최대 판매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 현지 생산을 확대하며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대차 미국 법인은 올해 1~11월 미국 누적 판매량 89만6000여대를 기록했다. 3년 연속 연간 최다 판매량 달성이 유력하다.
현대차는 1986년 울산 공장에서 생산한 국내 첫 전륜구동 승용차 '엑셀' 수출로 자동차 본고장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진출 첫해 16만대에 이어, 이듬해 26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미국 소비자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미흡한 품질 관리와 정비망 부족 문제로 미국 진출 초기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며 판매량이 급감했다.
이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품질·안전·성능 강화를 최우선으로 하는 '품질 경영'에 집중했다. 1999년 '10년·10만마일 보증수리'(워런티)라는 사후관리서비스(AS) 전략으로 품질 이슈를 정면 돌파했고 현대차 미국 시장 판매량은 반등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 충돌 안전 평가에서 총 21개 차종이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와 '톱 세이프티 픽'(TSP) 등급을 획득, 2년 연속 '가장 안전한 차' 최다 선정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또, 현대차그룹은 4년 연속 '세계 올해의 자동차'(WCOTY) 선정에 이어 미국 자동차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가 올해 창간 100주년을 기념해 정의선 회장을 정주영 창업회장, 정몽구 명예회장과 글로벌 자동차 산업 발전에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내년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 변화에 맞춰 유연 생산 전략을 강화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자동차 관세에도 불구하고 판매 가격 인상 대신 현지 생산 모델 확대와 고부가 모델 중심 판매 믹스 개선으로 시장 상황에 적극 대응한다.
현대차그룹은 3월 미국 조지아주에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건립했고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HMGMA는 다차종 중심의 총 120만대 생산 체제를 갖췄다.
2028년까지 미국 내 전기차, 하이브리드 모델 수직 계열화 완성을 위해 21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미국 전기차 보조금 종료 이후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등 대형 하이브리드 소프츠유틸리티차(SUV) 라인업을 확대하며 소비자 선택지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 테슬라, 제너럴모터스(GM) 등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중심차(SDV) 경쟁은 향후 최대 과제로 꼽힌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은 최대 수출 시장이자 글로벌 자동차 산업 트렌드를 주도하는 핵심 교두보”라며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을 토대로 마주한 위기를 딛고 더 큰 도약을 이뤄내겠다”라고 강조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