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보험업계에서 요양·시니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금융지주계 보험사에 이어 업계 1위사 삼성생명도 참전을 결정하며 경쟁에 불이 붙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달말 자회사 삼성노블라이프에 대한 300억원 현금 유상증자를 진행한 데 더해 4225억원 현물출자를 결정했다. 삼성생명은 4분기중 자회사 토지 및 건물 등에 부동산권리계약을 지원할 예정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8월 기존에 삼성공익재단에서 운영해 온 삼성노블라이프를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계열편입 신고를 마치고 통지를 대기중이다.
그간 보험업계서 실버산업은 금융지주계열 생명보험사들이 주도해 왔다. 금융권이 요양산업에 주목하는 건 초고령화 사회 도래와 함께 늘어나고 있는 돌봄 수요에 대응하고 해당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다. 단순 요양시설 제공을 넘어 금융·헬스케어·부동산 등을 연계한 시니어 플랫폼 구축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생명까지 출사표를 던지면서 요양 시장에서 보험사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올해는 KB라이프와 신한라이프도 각각 자회사에 자금을 투입하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엔 신한라이프가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에 250억원을 출자하면서 올해만 총 500억원을 투입했다. 신한라이프케어는 작년 경기도 성남시에 주간보호시설 분당데이케어센터를 개소했다. 올해말엔 하남 미사, 내년엔 부산 해운대에 최대 7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신규 요양시설을 설립할 예정이다.
요양산업 선두로 여겨지는 KB라이프는 지난 6월 KB골든라이프케어에 500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한 바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지난 2023년 12월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임대형 실버타운평창카운티를 개소한 이후, 올해 5월과 지난달 은평구와 광교에 각각 도심형 요양시설 은평빌리지, 광교빌리지를 개소했다. 다음달엔 강동빌리지를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다른 생보사들도 실버경쟁에 참전을 예고했다. 하나생명은 요양업을 전략사업으로 보고 지난 6월 자회사 하나더넥스트 라이프케어를 출범한 상태다. 노인복지시설 운영 역량 확보를 통해 토털 라이프케어 전문 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하나더넥스트 라이프케어는 오는 2027년 오픈을 목표로 경기 고양시 일대에 요양시설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우리금융그룹으로 편입된 동양·ABL생명도 향후 요양업 진출이 유력하다. 우리금융연구소는 동양·ABL생명과 시너지를 통해 노인층 대상 주거·편의서비스 제공과 시니어 케어 등 금융서비스 모델을 구상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고령·유병자 대상 보험상품과 돌봄 연계 금융서비스, 보험금 청구권 신탁 등 고령자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과 함께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생보업계가 요양·실버산업을 새로운 시장으로 보고 공략을 확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