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핀테크 기업 오렌지스퀘어가 운영하는 외국인 전용 결제 플랫폼 '와우패스'가 최근 12개월간 결제와 환전액을 포함한 거래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와우패스는 외국인 관광객이 단순 결제 외에도 한국 내 주요 생활 기능을 통합 이용할 수 있는 '슈퍼앱'으로 진화 중이다.
특히 와우패스의 높은 재사용률이 성장세를 견인했다. 현재 활성 카드 절반가량이 과거 발급된 것으로, 신규 발급과 재사용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K팝을 비롯한 한국의 의료·화장품·음식 등 K컬처 열풍으로 외국인 재방문이 늘면서 '충성 고객층'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와우패스는 방한 외국인을 위한 결제·환전·교통카드·모바일페이 등 선불 결제 플랫폼이다. 현재 앱 가입자는 240만명을 돌파했다. 전국 340여대 무인 키오스크에서 카드 발급·충전·환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더치페이·온라인 결제·모바일 교통카드 충전·지역관광패스·국내 통신상품 구매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최근에는 한국관광공사, 지자체, 대형 유통사, 호텔 등과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정부 관광객 유입 확대 정책도 와우패스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증권가에서는 케이팝 애니메이션 'K팝 데몬 헌터스' 글로벌 흥행과 무비자 정책 효과가 맞물리며, 올해 방한 외국인 수가 사상 처음 2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수단으로 자리잡은 와우패스가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와우패스에는 배달 서비스가 포함되면서 결제를 넘어선 슈퍼앱으로 나아가고 있다. 국내 배달앱이 다국어 지원이 부족하고, 해외결제수단을 받지 않거나 복잡한 본인 인증 절차로 외국인의 이용이 어렵다. 와우패스 앱은 영어, 일본어, 중국어, 태국어, 베트남어 등 5개 언어를 지원한다. 와우패스 다국어 콜센터가 배달기사와 외국인 고객 간 소통을 중재한다.
중소핀테크 업계가 침체된 가운데, 오렌지스퀘어 성장은 이례적 성과라는 평이 나온다. 오렌지스퀘어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80억원, 영업이익 33억원을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 각각 73%, 58% 증가한 수치다.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오렌지스퀘어 관계자는 “와우패스가 언어 장벽을 없애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한국을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