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메트리, 반도체 유리기판 시장 진입…“TGV 검사장비 첫 공급”

이노메트리 본사 전경
이노메트리 본사 전경

이노메트리가 신사업으로 추진한 반도체 유리기판 검사장비에서 첫 성과를 거뒀다. 반도체 유리기판 양산을 위한 공급망이 형성되는 초기에 의미 있는 발걸음을 대디뎌 주목된다.

이노메트리는 14일 반도체 유리기판 글라스관통전극(TGV) 관련 기업 두 곳에 검사장비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세부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유리가공 전문 업체 한 곳에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기를, 미세도금 전문 기업 한 곳에 엑스레이 검사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장비 제작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TGV는 유리기판에 미세 구멍(TGV홀)을 만드는 공정이다. 유리를 반도체 기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만개의 구멍을 뚫은 후 구리 등 금속을 입혀야 한다. 전기 신호를 반도체에 전달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 공정은 수십~수백마이크로미터(㎛) 크기 구멍을 뚫은 것 뿐만 아니라 균일하게 금속을 채우는 게 어려워 유리기판 제조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데, TGV와 도금이 제대로 이뤄졌는 지 확인하는 장비를 이노메트리가 공급하는 것이다.

이노메트리가 반도체 유리기판용 장비를 수주한 건 처음이다. 회사는 그동안 배터리에 이물질은 없는 지, 셀은 일정 간격으로 조립이 됐는 지 확인하는 이차전지용 검사장비를 주력으로 해왔다.

엑스레이와 CT를 기반으로, 대상을 분해하지 않고 내부를 살피는 '비파괴' 검사 장비를 사업화했는데 반도체 유리기판 분야에서도 비접촉, 비파괴 검사 수요가 발생, 신규 사업으로 추진했다.

반도체 유리기판은 인텔, AMD, 브로드컴,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반도체 성능을 대폭 끌어올릴 방안으로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하면서 관련 산업이 꿈틀대는 중이다.

반도체 설계 업체와 제조 업체, 그리고 기판 등 관련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뭉쳐 대량 양산을 실현시키기 위해 물밑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공급망을 형성하는 초기 단계에 이노메트리가 유리기판 핵심으로 여겨지는 TGV 공정에 중요 장비를 납품했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 선점과 입지 확대가 기대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에 계약한 두 개 회사 외에 미세 홀가공업체, 도금업체, 유리기판 반도체 제조사 등과 장비 공급 협의가 진행 중”이라면서 “연말까지 추가로 3개 업체에 총 4대의 검사장비 계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갑수 이노메트리 대표는 “기술 신뢰도를 바탕으로 다방면의 협력 기회를 확대하고,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