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실상 시장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던 코넥스시장에 손을 댄다고 한다. 코넥스를 초기 혁신벤처를 위한 거래무대로 다시 꾸민다는 계획이다. 코스닥을 스케일업 중심 시장으로, 코스피를 우량기업 중심으로 세워 계층적으로라도 성장 줄기를 만들어주겠다는 뜻이다.
금융위원회가 마련한 코넥스 개편 전략은 현 상황과 맞아떨어진다. 모험자본 또는 생산적 자본을 키우겠다는 정책 방향에도 부합 할 뿐 아니라, 해당 투자자·기업에도 뭔가 변화가 없고선 안되는 처지에 몰렸기 때문이다.
정부는 우선 코스닥에 있는 초기 기술벤처들의 상장 이전을 적극 도모한다고 한다. 이는 시장의 최소한 거래기능 유지를 위한 신상품(상장사) 진열 비교에서 금방 드러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상장수는 72개다. 반면, 코넥스는 2개에 불과하다.
투자자는 상품을 보고 살것인가 말것인가(투자) 결정하는데, 이는 올해 코넥스가 새로울 것이 전혀 없는 시장이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 거래량이 급감하고, 전체 시가 총액이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코넥스가 금융위 구상처럼 제도권 상장시장을 안착하려면 죽어있는 거래를 되살리는 것이 급선무라할 수 있다. 시장은 사고팔 것이 있고, 흥정할 가치가 있는 곳이면 스스로 돌아간다. 투자자금과 상장기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는 것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일단, 초기 스타트업 자금 조달이나, 벤처캐피털(V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를 위한 중간 회수가 코넥스 시장을 중심으로 이뤄지도록 조성한다는 계획은 긍정적이다. 이것만 잘 이뤄져도 모험자본의 시장 확산은 절반 정도는 성공한 셈이된다.
제도적으로는 공시 의무 같은 상장기업의 행정 부담을 낮추고, 굳이 글로벌스탠더드까지 필요치 않는 한국회계기준(K-GAAP) 적용을 검토하는 것도 바람직해 보인다. 당장 코스피·코스닥에 안가더라도 코넥스로 가는 잇점을 준다는 점에도 기업에도 좋은 신호다.
2013년 7월 코넥스 시장이 출범한지 12년이 지났다. 개설 초기 반짝하던 분위기는 이내 사그라들었고, 이후 줄곧 내리막길이다. 자본시장 당국이 코넥스를 이리지리 바꿔보겠다고 나선 것도 단골 메뉴가 됐다.
어쩌면 이번이 코넥스시장의 지속가능성을 확인하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거창한 변화 목표 보다는 실행됐을때 나오는 작은 성과를 보여주기 바란다. 그러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돈은 따라가게 된다. 기업도 또 하나의 새로운 무대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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