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와 독일이 제조데이터 기반의 산업협력을 본격 확대한다. 양국은 제조 AX 생태계를 고도화하고 데이터 표준 연계와 공동 활용 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키로 했다.
정부는 데이터 기반 제조혁신이 공정 효율화뿐 아니라 공급망 대응력과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로 직결된다는 판단 아래, '제조AX(M.AX)' 전환 정책의 핵심축으로 산업데이터 협력을 지속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부는 23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독일 연방경제기후보호부와 '제2회 한-독 산업데이터 협력 포럼'을 개최하고 한국형 산업데이터 스페이스의 성공적 구축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산업데이터 스페이스는 동일 산업(또는 업종) 내 제조 공정 전 주기를 데이터로 연결해 활용하는 체계로, 공급망·품질·정비·탄소관리 등 제조 전 과정에서 인공지능(AI)을 적용하는 기반 역할을 한다.
앞서 정부는 제조AI 전환(M.AX) 핵심 인프라를 '산업데이터 스페이스'로 규정하고, 이를 통해 공정 데이터의 신뢰성과 산업 간 상호운용성을 높인다는 전략을 확인한 바 있다.
양국은 이날 포럼에서 우리 M.AX와 독일 Manufacturing-X 간 연계 방향을 논의하고, 독일의 Catena-X(자동차 산업 데이터 스페이스) 사례가 공유됐다. 특히 우리 산업 여건에 적합하도록 주요 업종별 제조 데이터를 공유하기 위한 산업데이터 스페이스 구축 전략을 함께 논의하고, 독일과 산업데이터 표준, 데이터 스페이스 간 연계 방안 등도 협의했다. 국내 데이터 스페이스 핵심기술을 보유한 국내기업이 한국의 데이터 스페이스 기술 개발 및 실증 사례 등도 발표됐다.
한국형 산업데이터 스페이스는 2026년부터 4년간 추진 예정인 표준모델 구축 사업(총 300억원 규모)을 통해 개발된다. 산업별 데이터 구조와 표준을 국내 실정에 맞게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산업부는 앞서 제조 공정과 전·후방 연계 영역 전반에 AI를 도입하고 제조AX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신뢰성 있는 산업데이터를 수집·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현장 목소리를 반영, 지난 9월 3일 '제1회 산업AI 엑스포'를 계기로 주요 10개 업종 협회를 중심으로 기업 간 자발적 제조 데이터 공유 협력체계 마련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강감찬 산업부 산업정책관은 “대표적인 산업데이터 스페이스인 Catena-X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독일의 경험과 노하우를 잘 활용해 우리 산업에 적합한 산업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국내 제조 기업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산업데이터 스페이스 선도 국가인 독일과의 정기적인 협력을 통해 글로벌 산업데이터 생태계를 민관이 함께 구축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독일과의 정례 협력 채널을 유지하면서, 산업데이터 표준·보안·운영체계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