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시장 1위인 LG헬로비전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 본사를 떠나 경기도 고양시로 이전한다.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 정체와 구조적 한계 속에서 조직 효율화와 비용 절감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LG헬로비전은 27일 사내 공지를 통해 오는 12월 초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 내 MBN 미디어센터로 사옥을 이전한다고 밝혔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케이블사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유료방송 업계에서는 이번 이전을 두고 산업 전반의 위기 징후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케이블TV를 비롯한 유료방송 사업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과 온라인 광고 쏠림 현상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는 상황이다. 월평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정체, 방송광고 감소, 콘텐츠 제작비 상승이 겹치며 유입 재원이 빠르게 줄고 있다.
LG헬로비전은 사옥 이전과 함께 인력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회사는 오는 28일까지 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있다. 희망퇴직자는 근속연수에 따라 최대 30개월치 월급을 지원받는다. 5년 미만 근속자에게는 6개월치, 20년 미만 근로자에게는 24개월치, 20년 이상 근로자에게는 30개월치 급여가 지급된다.
LG헬로비전은 지난해 말에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 바 있다. 당시에는 만 50세 이상 또는 근속연수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했으나, 이번에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1년 만에 두 번째로 단행된 이번 조치를 두고 “유료방송 시장의 위기감이 그만큼 깊어졌다는 방증”이라고 전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