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위한 맞춤형 의전에도 눈길 쏠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2017년 국빈 방문 이후 8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32분 전용기 '에어포스 원'을 타고 F-16 전투기 두 대의 호위를 받으며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강경화 주미대사 내외가 영접에 나섰으며, 의장대 사열과 함께 21발의 예포가 발사됐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유세에서 사용된 히트곡 'YMCA'도 연주됐다.
파란색 넥타이를 맨 트럼프 대통령은 카메라를 향해 주먹을 쥐어 올리는 특유의 포즈로 첫인사를 건넸고, 조 장관과 인사하며 환담을 나눴다. 이후 전용 헬기 '마린원'을 타고 경주 보문단지 헬기장으로 이동, 곧바로 전용 리무진 '더 비스트'를 타고 APEC 정상회의 부대행사인 '2025 APEC CEO 서밋'이 열리고 있는 경주예술의전당으로 향했다.
2025 APEC CEO 서밋 연설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천년미소관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했고, 양 정상은 함께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 방명록에 서명한 뒤 '트럼프 굿즈' 전시를 관람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한민국 최고 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했다. 미국 대통령이 무궁화대훈장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실현에 대한 기여를 높이 평가하고, 앞으로도 '피스메이커'로서의 역할을 당부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기념해 천마총 금관을 본뜬 특별 제작 모형을 선물했다. 한반도에서 오랜 평화를 유지한 신라의 역사처럼, 한미가 함께 만들어갈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상징한다는 의미다.
본격 행사인 한미 정상회담은 오찬을 겸해 진행됐다. 전채요리는 트럼프 대통령 고향 뉴욕에서의 성공 스토리를 상징하는 사우전드아일랜드 드레싱 샐러드로 시작해, 경주햅쌀 밥과 전국 각지의 제철 식재료·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한식 코스로 이어졌다.
마지막 디저트는 한미 동맹의 번영과 평화를 상징하는 황금빛 디저트로 마무리됐다. 오참을 겸한 정상회담에서는 무역·투자와 경제안보 협력, 동맹 현대화, 한미동맹의 전방위적 발전 방향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