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자국 우주정거장 '톈궁(天宮)'에 생쥐를 데려가 키우는 전례 없는 우주 생명 실험에 착수했다.
이번 실험은 중국의 우주 과학이 '지구 생명체의 우주 적응 단계'로 진입했다는 신호로 평가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10월 31일 오후 11시 44분(현지시간)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21호'가 창정(長征) 2호 F야오-21 로켓에 실려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선저우 21호는 약 4시간 뒤인 11월 1일 오전 3시 22분, 톈궁의 핵심 모듈 '톈허(天和)'에 완벽히 도킹했다. 도킹까지 걸린 시간은 단 3시간 30분, 이는 중국 유인 우주선 역사상 최단 기록이다.
이번 임무는 톈궁의 6번째 유인 비행이자, 중국의 37번째 유인 우주 프로젝트다.
선저우 21호에는 장루(張陸), 우페이(武飛), 장훙장(張洪章) 등 남성 우주비행사 3명이 탑승했다.
지휘관 장루는 과거 선저우 15호 임무를 수행한 베테랑으로, 2년 만에 톈궁으로 복귀했다.
우페이는 중국항천과기집단(CASC)의 엔지니어 출신, 장훙장은 중국과학원 연구원으로 두 사람 모두 첫 우주 비행에 나섰다.
이들은 선저우 20호 승무원과 교대해 약 6개월간 톈궁에 체류, 총 27개의 우주 과학 및 응용 실험을 수행하게 된다.
선저우 21호의 최대 화제는 단연 '우주 생쥐 동행 실험'이다.
중국은 사전에 선발한 300마리 생쥐 중 48마리를 후보군으로 두고, 최종적으로 암컷·수컷 각 2마리씩 4마리를 우주로 보냈다.
이 생쥐들은 무중력, 밀폐 환경, 방사선 노출 등 우주 공간이 생명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데 사용된다.
중국과학원 관계자는 “쥐의 행동 패턴, 신체 반응, 스트레스 지표 등을 실시간으로 관찰해 장기 우주 거주 생명체 연구의 기초 데이터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험이 끝난 뒤 생쥐는 지구로 귀환해 추가 생리학적 연구에 활용된다.
승무원들은 이외에도 우주유영(EVA), 화물 정리 및 장비 점검, 우주 잔해 방호 시스템 설치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또한 중국 청소년을 위한 과학 실험 시연과 교육 방송, 우주 탑재 기술 시험 등 공익 활동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선저우 21호 발사는 중국이 '우주 체류의 일상화'를 현실화하는 또 하나의 이정표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제 중국은 단순한 탐사 단계를 넘어 '우주 생명 연구'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고 분석했다.
김명선 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