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와 삼성전자, 이동통신 3사가 인공지능(AI) 기반 네트워크(AI-RAN) 확산을 위해 전방위 협력을 전개한다. 제조·서비스 운용능력에 강점을 보유한 한국과 엔비디아 AI 능력이 결합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삼성전자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세대와 엔비디아 간에 '지능형 기지국(AI-RAN) 기술 공동연구 및 실증을 위한 업무협약(MoU)'이 체결됐다.
AI-RAN은 이동통신 기지국에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결합해 기지국과 AI를 결합하는 기술이다. AI를 통한 네트워크 효율화를 넘어 다양한 혁신 서비스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MOU 참여 기업·기관들과 엔비디아는 차세대 AI-RAN을 공동 개발하고, 글로벌 테스트베드를 구축하는 등 상호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AI-RAN 기술의 상용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단계별 협력, 공동 워킹그룹 운영, 실증 테스트베드 구축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한다. 국내외 주요 기업과 연구기관이 협력해 공동 연구·개발 및 실증, 글로벌 확산, 국제 표준화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 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협력은 엔비디아가 한국의 제조·서비스 운용 능력과 피지컬AI에 대한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MOU 등에는 직접 서명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례적으로 이번 MOU에 직접 서명했다. 엔비디아는 최근 열린 GTC 2025에서 노키아에 대한 10억달러 지분 투자를 알리며 6G 시대 주도권을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노키아 지분투자 의미에 대해 통신 장비기업으로서보다는 피지컬 AI 인터페이스로서 통신·6G 기술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려 했다는 해석이다. 이번 한국 기업과 협력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네트워크 제조·운용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 국내 이동통신사, 연구진과 협력을 통해 피지컬 AI 기술력을 선점하려 했다는 분석이다.
협약에 참여한 국내 기업들에 더해 로봇, 무인이동체 등 분야 기업 역시 엔비디아의 AI 플랫폼 등 기술력을 활용해 피지컬AI 원천기술 확보와 실증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기정통부는 엔비디아와 국내 기업·연구기관과 협력을 주선하며 AI 3대 강국과 아시아·태평양 AI 허브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블랙록, 오픈AI에 이어 글로벌 AI 민·관 협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AI가 단순한 혁신을 넘어 미래 산업의 기반이 된 오늘날, 엔비디아와 함께 AI 인프라를 확충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제조업 역량 등 한국이 보유한 강점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투자”라며 “앞으로 과기정통부는 AI 주무부처로서 'AI 3대 강국'을 실현하기 위해 글로벌 AI 협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