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지난 3분기에 9분기 연속으로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 시장에 구축한 안정적 기반 위에 대만 로켓배송의 폭발적 확장이 더해지며 글로벌 성장 동력을 강화했다. 쿠팡은 물류 자동화를 확대하고 로켓배송 범위를 넓혀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쿠팡Inc는 4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결실적 보고서에서 올해 3분기 매출 92억6700만달러(약 12조8455억원·분기 평균환율 1386.1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해 18%, 원화 기준으로는 20% 성장했다. 쿠팡은 지난 2023년 3분기부터 매분기마다 분기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영업이익은 1억6200만달러(약 2245억원)로 49%(원화 기준 5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9500만달러(약 1316억원)로 48%(원화 기준 51%) 늘었다.

주력 사업인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매출은 79억8000만달러(약 11조615억원)다. 활성 고객 수는 2470만명으로 10% 늘었다. 고객당 매출은 323달러(약 44만7730원)로 집계됐다.
대만 로켓배송과 파페치, 쿠팡플레이, 쿠팡이츠를 포함한 성장사업 부문 매출이 달러 기준 32% 급등하며 전체 실적의 주된 성장 축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사업 부문 조정 에비타(EBITDA) 손실은 4047억이다. 전년 대비 134.6% 늘었다. 올해 연간 손실 규모는 최대 9억5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쿠팡은 이를 장기적 수익 창출을 위한 '선(先)투자 전략'으로 보고 있다.
거랍 아난드 쿠팡In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대만의 급격한 성장 모멘텀을 지원하기 위한 투자 확대가 손실 증가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쿠팡의 차세대 성장 축으로 △물류 자동화 확대 △로켓배송 카탈로그 확장 △지속 가능한 혁신을 각각 제시했다.

먼저 풀필먼트 전반에 걸쳐 빠르게 확대 적용하고 있는 자동화 기술이 운영 효율성과 서비스 품질 모두에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강조한 'AI 중심의 운영 효율화 전략'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김 의장은 로켓배송 카탈로그 확장도 핵심 성장 전략으로 꼽았다. 그는 “여전히 많은 제품이 브랜드 직접 계약 없이 공급되고 있다”면서 “브랜드 파트너십을 강화해 고객에게 더 다양한 선택과 나은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사용할 수 있는 에코백을 프레시뿐 아니라 일반 주문에도 확대 적용했다고도 언급했다. 포장 폐기물이 없는 배송 경험으로 고객 편의와 친환경 가치를 동시에 실현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김 의장은 대만에 구축하기 시작한 물류망을 기반으로 현지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자체 물류망을 통한 배송 비중이 급증하면서 현지 고객이 한국 쿠팡에서 기대하는 수준의 속도와 신뢰도에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김 의장은 “지속적인 고객 감동 실현과 매력적인 장기 현금 흐름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확신하는 분야에 집중하겠다”면서 “실험과 배움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