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AI 교육, 방향성 맞춰 꾸준하게

정부가 인공지능(AI)시대에 맞춰 학·석·박사 학위 통합 단축과 초·중등 과정 AI소양교육 강화를 골자로 한 AI인재 양성 방안을 10일 내놓았다. AI 3대 강국이란 국정과제에 맞춰 기초역량이라 할 수 있는 교육 체계 손질이란 점에서 꼭 필요한 조치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교육의 보편적 가치에 매몰돼 '골고루' '누구나'만 외쳐온 지난 개편 작업의 전철을 답습하지 않은 점이 긍정적으로 눈에 띈다. 우수인재 양성과 전국민 활용 교육을 투트랙으로 나눠 각기 목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우선 AI 국가 역량과 비전을 선도할 수 있는 우수 인재는 조기에 발굴해 집중적으로 교육시켜 최대한 빠르게 산업이나 창업으로 유입시킨다는 전략이다. 초·중등 기간 AI 교육을 확대해 일찌감치 재능을 키운다. 그리고 될성부른 AI인재들을 과학고 등 과정을 거쳐 AI 거점 대학으로 진학시키는 체계다.

이렇게 AI 소양과 기초 학습역량을 키운 학생들이 이번 단축된 학·석·박사 통합체계를 밟는다면 만 23.5세에도 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전세계적으로 20대 초중반 인력들이 AI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는 흐름에 우리도 어느정도 발맞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전국민 AI 활용 교육 확대는 우선 비전공자나 성인 학습자를 대상으로 가까운 지역 대학에서 체계적인 AI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환경이 구축된다. 내년부터 30개 대학에 AI융합 강좌가 만들어져 운영된다고 하니, 관심 있는 AI 부문을 찾아 교육 기회를 얻으면 될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예산 문제는 아쉬움이 남는다. 새정부 첫해 예산이고, 성장과 회복에 초점을 맞춘 예산편성 전략상 교육에 많이 돌아가긴 힘든 점도 이해는 한다. 하지만 AI 교육개편을 논하면서 1조4000억원은 사실, 발을 떼기 조차 힘겨운 액수임이 분명하다.

실효를 거두려는 측면에서 본다면 현재 배분된 고등교육 쪽 예산비중이 훨씬 더 커져야 한다. 앞서 규정됐듯 AI 교육은 첫째 인재교육과 둘째 전생애 교육 두가지로 성패가 갈린다. 그렇다면 초·중등 이후 혁신교육 실현에 정부 투입 예산을 집중하는 게 맞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일이다. 이번 교육부의 AI인재 양성 방안은 말 그래도 시작이라 할수 있다. 교육의 의미와 특성이 그렇듯 긴 호흡을 갖고 차근차근 나아가는 것이 좋다. AI 교육의 변화는 대한민국 미래 100년의 모습을 바꾸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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