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회장직을 향한 공식 선거 운동이 13일부터 시작된다. 전임 회장이 임기 중 스스로 직에서 물러난 가운데 어느 때보다 선거에 대한 과학기술계 안팎의 관심이 크다.
12일 과총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과총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27일 치러지는 회장 선거 최종 후보 5명을 확정, 각 후보자에게 통보했다.
확정 후보는 △권오남 서울대 수학교육학과 교수(여성과총 회장) △박호군 인천연구원 원장(전 과학기술부 장관) △서판길 한국뇌연구원 원장 △신성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초빙석학교수(전 KAIST 총장)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다. 확정 후보자들은 선거권을 가진 과총 이사 82명을 대상으로 선거 운동에 나선다.
과총은 학술단체 및 학회,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연구단체, 기업을 아우르는 단체로 국내 과기 분야 대표성을 띤다. 그만큼 회장 위상도 높다.
특히 이번 선거는 이전과 다른 상황에서 치러져 더욱 주목받는다. 지난 7월 이태식 전 과총 회장의 자진 사퇴 후 약 4개월 만에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전 회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에서 업무추진비 유용 등 의혹을 받은 뒤 스스로 직을 떠났고, 현재 과총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다. 차기 회장이 향후 과총 위상 재고 중임을 맡게 되는 것이다.
관심을 반영하듯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진행되기 전부터 '과열 조짐을 보인다' 등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당초 6명 인사가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 11일 이례적으로 최종 후보를 뽑기 위한 인터뷰까지 진행돼 이런 인식이 비대해졌다.
다만 긍정적인 의미의 참여 확대라는 의견도 있다. 전 회장 자진 사퇴 후 '과총 위상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무르익었고, 이를 책임져보겠다는 후보들이 여성 과학계, 원로층을 아울러 폭넓게 참여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내년은 과총 60주년으로, 차기 회장에 큰 의미가 부여되는 점도 참여 확대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분석된다.
과기계 고위 인사는 “여러 요인으로 이전보다 과총 회장에 도전하는 인사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과열이라고 부를 정도로 구체적이고 부정적인 일은 없는 것 같다”며 “이런 참여 확대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