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 거점을 중국·미국에 이어 국내에도 만든다. ESS 시장 확대에 대응하는 것으로, LFP 공급망 강화를 위해 인도네시아 LFP 양극재 업체 지분 투자에도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오창 공장(에너지플랜트)에 ESS용 LFP 배터리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올해 말부터 설비 투자를 시작, 2027년부터 본격 가동할 방침이다.
회사는 오창 공장에서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데, 일부 라인을 LFP로 전환한다. 초기 생산 능력은 1기가와트시(GWh)로, 향후 시황에 따라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에 LFP 배터리 생산 라인을 갖추는 건 ESS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ESS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필수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 ESS에 전기를 저장해 쓸 수 있어 안정적인 전력 공급 장치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정부도 전력망 안정화를 위해 대규모 ESS 사업(중앙계약시장)을 추진 중이다. LFP는 NCM 대비 원가 경쟁력이 높고 화재 위험성이 낮아 ESS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김형식 LG에너지솔루션 ESS전지사업부장(상무)은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는 건 국내 ESS 산업 생태계의 더 큰 도전과 도약을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FP 배터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도네시아 양극재 제조사인 'PT LBM 에너지 바루 인도네시아'에 지분 투자도 단행했다.
최근 공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PT LBM 에너지 바루 인도네시아에 약 221억원을 투자, 지분 20%를 신규 취득했다.
PT LBM 에너지 바루 인도네시아는 자바 지역에서 LFP 양극재 공장을 운영 중인 회사다. 중국 상주리원 계열사다. 향후 양극재 생산 능력을 12만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LFP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지분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국내에서는 LFP 양극재를 양산하는 기업이 없어 해외 업체와 협력이 필요하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LFP 양극재를 조달할 수 있는 비(非) 중국 업체가 없는 상황”이라며 “향후 미국 수출 시에는 제재 대상이 안 되도록 지분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