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예방법 시행에도…고독사 사망자 매년 증가

2021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고독사 위험자 지원 의무를 부여한 '고독사 에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에도 고독사 발생이 매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 증가와 대면 관계 감소 등 사회적으로 단절된 분위기가 고독사로 이어졌다.

최근 5년간 고독사 사망자 발생 현황(자료=보건복지부)
최근 5년간 고독사 사망자 발생 현황(자료=보건복지부)

27일 보건복지부 '2024년도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고독사 사망자 수는 3924명으로 집계됐다. 2023년 3661명에 비해 263명(7.2%) 늘었다. 2020년 3279명에서 5년 사이 매해 고독사 사망자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전체 인구 10만명당 고독사 사망자 수도 2023년 7.2명에서 지난해 7.7명으로 상승했다.

복지부는 1인 가구 증가가 고독사 상승 추이와 연관된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894명), 서울(784명), 부산(367명) 순으로 고독사 발생이 많았는데, 이들 지역 모두 1년 사이 1인 가구가 늘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3205명으로 여성(605명)보다 5배 이상 비중이 컸다.

2024년 성별·연령대별 고독사 사망자 수(자료=보건복지부)
2024년 성별·연령대별 고독사 사망자 수(자료=보건복지부)

성별과 연령대별 종합하면 60대 남성 고독사 사망자 수가 1089명(27.8%)으로 가장 많았다. 50대 남성(1028명)까지 포함하면 중장년 남성 고독사 사망자가 절반 이상(54.0%)이었다. 발생 장소는 주택과 아파트가 70% 가까이 차지했지만 원룸·오피스텔, 여관·모텔, 고시원 비중이 증가했다.

최근 5년간 임대인이나 보건복지서비스 종사자에 의한 발견 비중은 증가했지만, 가족이나 지인에 의한 발견 비중은 감소 추세로 나타났다. 보건복지서비스 종사자에 의한 발견 비중은 2020년 1.7%에서 2024년 7.7%로 상승했다. 고독사 사망자 중 자살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3.4%(526명)로 2023년 14.1%(516명)에 비해 감소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자살로 인한 고독사 비중이 높았다.

복지부는 2023년 '제1차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정기 실태조사와 관련 정책 등을 펼치고 있다. 내년에는 고독사 예방·관리 사업 대상을 사회적 고립 위험군으로 확대한다. 사업유형은 생애주기별로 구분해 청년·중장년·노인에 대한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실업·사회적 관계 단절 등을 겪는 50·60대 중장년을 대상으로 일자리 정보제공, 사회관계망 형성 등 맞춤형 정책을 운영한다.

고독사·사회적 고립 위험군 상담·위험군 판정·사례관리 등 업무를 지원하는 고독사위기대응시스템도 내년 가동한다. 고독사예방법은 '사회적 고립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로 전면 개정을 추진한다.

박재만 복지부 복지행정지원관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고독사를 예방하고, 고독사 주요 원인인 사회적 고립에도 선제 대응하기 위해 '생애주기별 사회적 고립 대응'이 국정과제로 선정됐다”면서 “내년부터는 사회적 고립 위험군을 조기 발굴하고 생애주기별 주요 특성에 따른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