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바이오 치매 전자약, 초기 임상에서 인지 개선 효과 확인

치매 전자약 GVD-01
치매 전자약 GVD-01

아리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치매 전자약 GVD-01의 탐색 임상 결과 알츠하이머병 인지기능 평가척도(ADAS-Cog13)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임상 치매평가척도(CDR-SB), 주의집중력지수(AQS), 뇌기능 등 주요 지표에서도 개선이 확인돼 전자약이 알츠하이머병 진행을 지연할 가능성을 입증했다.

아리바이오 GVD-01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40Hz 감마파 및 뇌 혈류 감소를 개선하는 비침습적 치매 전자약이다. 경두개 음향진동자극(tVAS) 기술을 통해 뇌신경망 활성화 및 인지기능 저하 억제 등을 목표로 개발됐다.

이번 탐색 임상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 분당서울대병원(신경과 김상윤 교수)에서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이중눈가림·샴(위약 자극) 대조 방식으로 진행됐다. 환자들은 헤드밴드 형태의 전자약을 하루 30분씩 24주간 사용했으며, 효과와 안전성이 평가됐다.

대표적 인지기능 지표인 ADAS-Cog13에서는 전자약 투여군이 24주 후 5% 개선된 반면 샴 대조군은 14% 악화돼 두 집단 간 4.19점 차이(P〈0.05)가 확인됐다. 소규모 단일기관 연구임에도 통계적 유의성이 확보되며 비의약품 기반 치매 관리 기술의 임상적 타당성을 국내 최초로 입증했다는 평가다.

CDR-SB에서도 전자약 사용군은 24주간 0.3 증가에 그친 반면 샴군은 0.6 증가해 알츠하이머병 악화 속도를 약 50% 완화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이는 최근 FDA가 허가한 주사제 레켐비·키순라의 CDR-SB 결과와 비교해도 의미 있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주의집중력지수(AQS)는 전자약 사용군이 0.12 개선된 데 비해 샴군은 -0.02로 악화됐다.

뇌기능 평가에서도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났다. 단일광자방출단층촬영(SPECT)에서 인지 관련 뇌 영역의 혈류 감소폭이 대조군보다 적었고, MRI 분석에서도 해마와 측두엽 등 핵심 부위의 위축이 더 적은 경향을 보여 신경 보호 가능성이 관찰됐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특이 부작용이나 구조적 이상이 확인되지 않았다.

아리바이오 치매 전자약, 초기 임상에서 인지 개선 효과 확인

김상윤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전자약 GVD-01 탐색 임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인지 개선과 뇌 혈류 및 뇌 부피의 보존 효과를 확인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며 “내년에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확증 임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리바이오는 GVD-01을 기반으로 2027년 미국 FDA를 포함한 국내외 주요 국가에서 의료기기 허가를 추진할 예정이다. 미국·유럽·일본·중국·중동 등에서 관련 연구개발 협력도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고령화로 치매 환자 증가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약물·비약물 치료 옵션 모두에 대한 시장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전자약은 복약 부담이 큰 고령 환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어 상용화 시 치매 치료시장에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하재영 아리바이오 연구 및 사업개발 총괄 부사장은 “현재 막바지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경구용 치매 치료제 AR1001에 더해 비의약품 기반 전자약까지 확보해 아리바이오는 급성장하는 치매 시장을 선도할 다각적 치료 포트폴리오와 핵심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라며 “의약품, 비의약품 병합 전략으로 치매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아리바이오는 현재 코스닥 상장사 소룩스와 합병을 추진 중이다. 합병 예정 기일은 2026년 2월 20일이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