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가 고성능 임베디드 반도체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박중서 TI 코리아 대표는 최근 전자신문과 만나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용량은 현재 메가와트(MW) 수준에서 향후 기가와트(GW)급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전력 제어를 위해서는 TI의 고효율 반도체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TI는 1930년 설립된 세계적 반도체 기업이다. 실리콘 트랜지스터를 세계 최초 상용화했으며, 현재는 임베디드와 아날로그 반도체를 주력으로 만들고 있다.
임베디드 반도체는 범용 기능 지원이 아닌 전력 변환과 제어 등 특정 작업만 수행하는 칩이다. 중앙처리장치(CPU)·메모리·입출력(I/O) 장치를 통합한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이 대표적인 임베디드 반도체다.
임베디드 반도체가 데이터센터에서 효율적인 전력 변환과 시스템 제어를 수행하는 만큼 AI 구현에 필수적이란 설명이다. TI는 임베디드 반도체 시장 전통 강자로, 28나노미터(㎚)에서 90㎚ 공정을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독자 IP인 'C2000' 기반 임베디드 반도체에 엣지 AI 가속기를 탑재, MCU 성능을 개선한 제품을 출시했다. 태양광 패널 인버터에 활용되고 있는데, AI가 스스로 학습하면서 제어 정밀도를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박 대표는 “기존 인버터에는 전선이나 부품 결함으로 발생하는 전기 불꽃(아크)을 감지하는 MCU와 전력 변환용 MCU 2개가 필요했는데, AI를 탑재한 C2000 제품은 단일 칩으로 모든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며 “엣지 AI를 통합한 실시간 제어 성능을 제공, 정확도는 85%에서 99%에서 높아졌다”고 말했다.
TI는 임베디드 반도체 포트폴리오도 범용 MCU에서 실시간 MCU·프로세서·무선 커넥티비티·레이더 센서 등으로 다변화했다고 소개했다. 고객사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춤형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또 플래시 메모리 저장 용량이 200킬로바이트(KB) 이하에서 1200KB에 이를 정도로 다양한 범용 MCU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TI는 8만개가 넘는 반도체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박 대표는 “저렴한 제품부터 하이엔드 반도체까지 TI는 모든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며 “데이터센터에서 산업용 기기·가전제품·자율주행·레이더까지 임베디드 반도체 납품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