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딥테크' 세계로…부산연구개발특구 글로벌 기술사업화 성과 확산

베트남·폴란드·미국·싱가포르 등 3대륙 시장 진출
현지 법인 설립·수출계약·투자유치 등 실적 가시화

부산특구기업 한국엘에프피는 10월 코린베스트그룹과 미국 현지 법인 설립 및 북미 진출 투자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부산특구기업 한국엘에프피는 10월 코린베스트그룹과 미국 현지 법인 설립 및 북미 진출 투자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부산연구개발특구 입주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공급 계약, 기술 협력 등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부산연구개발특구본부(부산특구본부)는 올해 특구기업 글로벌 기술사업화 지원 결과, 베트남을 시작으로 폴란드, 미국, 싱가포르까지 3대륙에 진출해 제품 공급 상담 및 계약, 현지 법인 설립, 투자유치 등 다양한 실적을 올렸다고 1일 밝혔다.

부산특구본부와 일주지앤에스, 싸인랩 등 10개 특구기업은 6월 베트남 호치민에서 수출상담회를 열고 현지 기업 및 기관과 1700만 달러 규모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했다. 이 가운데 552만 달러는 계약 및 양해각서(MOU) 체결 금액이다.

싸인랩은 10만달러 규모 농업용 팜봇 플랫폼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일주지앤에스는 베트남 ETEK사와 150만 달러 규모 디지털전환(DX)솔루션 공급 MOU를 교환했다.

부산특구본부는 베트남 진출 성과를 지역 기업으로 확산하고자 7월 부산에서 부산정보산업진흥원(BUPA), 베트남 과학기술인프라개발센터(CSID)와 '정보통신기술(ICT) 글로벌 진출 지원 3자 협력 협약(MOU)'를 체결했다. 이어 3자는 신규 부산특구로 지정된 부산 센텀시티를 중심으로 '사업기획-연구개발(R&D)-기술사업화-해외 진출' 체계를 구축해 센텀시티 내 ICT·스마트시티 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10월에는 부산특구 연구소기업 SJTL과 한국엘에프피가 잇달아 해외 법인 설립 소식을 알렸다.

SJTL은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넥센타이어 유럽법인 초도 물량 수주 기념식을 열었다.

SJTL은 국립한국해양대 기술을 이전받아 '리튬배터리 소화용 수성겔형 조성액'을 개발 상용화한 부산특구 딥테크기업이다. 부산특구 '전략기술 연구성과 사업화' 지원을 받아 전기차 배터리 화재 위험 차단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세계 시장으로 진출한 사례다.

SJTL은 폴란드에서 현지 생산·고용 기반 수출 모델을 구축했고 유럽 완성차 부품시장에 진출해 2027년까지 연 매출 5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한국엘에프피는 10월 17일 부산글로벌테크비즈센터에서 코린베스트그룹과 미국 현지 법인 설립 및 북미 진출 투자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 지사를 설립하고 기술개발-생산-유통을 결합된 글로벌 공급망 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이다.

한국엘에프피도 부산특구 '전략기술 연구성과 사업화'의 일환으로 'LFP셀 역설계 및 열화 상태 진단·재제조 기술을 적용한 10㎾급 ESS용 배터리팩 상용화'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자제 개발한 스마트배터리관리시스템(SBMS)은 배터리 폭발의 '골든타임'을 확보한 기술력으로 CES 2025에서 '지속 가능성 및 에너지·전력 부문' 혁신상을 받았다.

박경택 코아이 대표(왼쪽)는 에스토니아 기업과 NDA, LOI를 체결하며 유럽 진출 기반을 확보했다.
박경택 코아이 대표(왼쪽)는 에스토니아 기업과 NDA, LOI를 체결하며 유럽 진출 기반을 확보했다.

이어 부산특구본부와 혁신기업 13개사는 10월 29~3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SWITCH 2025'에 참가해 해외 진출 거점 확보와 후속 투자 유치 성과를 거뒀다.

씨아이티는 세계 6800개 스타트업과 경쟁 끝에 본선에 진출해 싱가포르 현지 기관 후속 투자 제안을 받았다. 코아이는 에스토니아 기업과 NDA(비밀유지계약)와 LOI(의향서)를 체결하며 유럽 진출 기반을 확보했다.

부산특구본부는 싱가포르와 베트남을 잇는 '동남아 기술협력 허브'를 구축해 글로벌 개념증명(PoC) 및 공동 사업화를 정례화할 예정이다.

부산특구의 이 같은 성과는 R&D-사업화-해외 확산을 하나의 전주기 모델로 구축해 특구기업과 글로벌 시장을 직접 연결하는 지원체계를 강화한 결과다.

정희권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은 올초 신년 인사회에서 “딥테크 중심 기술사업화로 글로벌 경제를 선도하는 연구개발특구로 도약”을 강조했고, 이에 부산특구본부는 올들어 딥테크 스타트업과 연구소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 지원사업과 체계를 고도화했다.

부산=임동식 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