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빈드 크리슈나 IBM CEO, “AI 버블 없다…5년 내 구동 비용 최소 30배 절감”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 [사진= IBM 제공]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 [사진= IBM 제공]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기술 업계의 '인공지능(AI) 버블론'을 일축하며, 향후 5년 내 기술 혁신으로 AI 모델 구동 비용이 이론상 최대 1000배, 보수적으로 잡아도 최소 30배 이상 절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일(현지시간) 더버지 등 외신에 따르면 크리슈나 CEO는 “현재의 AI 투자는 버블이 아니다”라며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기술의 발전이 비용 효율성을 비약적으로 높여 투자의 정당성을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슈나 CEO는 비용 절감을 견인할 3대 요소로 △반도체 미세공정 발전 △새로운 추론 전용 칩 아키텍처 △소프트웨어 최적화와 모델 양자화를 꼽았다.

그는 “각 요소가 5년 내 10배씩 성능을 개선한다고 가정하면, 이론적으로는 총 1000배의 효율 향상이 가능하다”며 “보수적으로 계산해 이 수치의 제곱근만 적용하더라도, 동일 비용 대비 성능은 최소 30배 이상 좋아질 것”이라고 구체적 수치를 제시했다. 이는 현재 고비용 구조인 AI 인프라 경제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됨을 시사한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인프라 자산의 감가상각 우려를 해소할 기술적인 해법도 내놨다.

크리슈나 CEO는 “현재의 고성능 칩은 높은 클럭과 전력 소모로 고장률이 높지만, 향후 학습이 아닌 추론 단계에서는 성능을 일부러 낮추는 '디튜닝(De-tuning)'을 통해 수명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막대한 설비투자(CapEx)가 매몰 비용으로 사라지지 않고, 성능 조절을 통해 장기간 활용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는 현재 상황을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당시의 광섬유(Fiber optic) 설치 붐에 비유했다. 당시 많은 기업이 파산했지만, 깔린 광섬유망은 그대로 남아 인터넷 경제의 핵심 기반이 된 것처럼 AI 인프라 역시 장기적인 경제적 효용을 창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IBM의 AI 사업 전략으로는 철저한 'B2B(기업간거래)' 집중을 강조했다. 과거 '왓슨(Watson)'이 헬스케어 등 특정 분야에 완제품 형태로 접근해 실패했던 교훈을 바탕으로, 현재의 '왓슨x(Watsonx)'는 기업이 필요한 부품을 골라 쓰는 모듈형 플랫폼을 지향한다.

크리슈나 CEO는 “우리는 수억 명의 소비자를 둔 구글이나 오픈AI와 챗봇으로 경쟁하지 않는다”며 “대신 기업 데이터의 보안을 보장하고,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에서 AI를 최적화하는 엔지니어링 과제 해결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