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대한국민, 노벨평화상 받을 충분한 자격 있어… 12월 3일 '국민 주권의 날' 지정”

이재명 대통령, 대국민 특별성명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인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빛의 혁명 1주년 대국민 특별성명'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2.3
     superdoo8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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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대국민 특별성명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인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빛의 혁명 1주년 대국민 특별성명'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2.3 superdoo82@yna.co.kr (끝)

이재명 대통령은 3일 “세계사에 유례없는 민주주의 위기를 평화적인 방식으로 극복해 낸 대한국민들이야말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발표한 '빛의 혁명' 1주년 대국민 특별성명에서 지난해 12월 3일 발생한 친위 쿠데타 사태를 돌아보며, 국민이 이를 저지한 과정은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길이 남을 일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당시 상황의 역사적 의미를 짚었다. 그는 “21세기 들어 대한민국과 비슷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친위 쿠데타가 발생한 것도 처음이지만, 비무장 국민의 손으로 평화롭고 아름답게 그 쿠데타를 막아낸 것 역시 세계 역사상 최초”라고 말했다.

이어 “쿠데타가 일어나자 국민께서는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국회로 달려오셨다”며 “국회로 향하는 장갑차를 맨몸으로 막고, 의회를 봉쇄한 경찰에게 항의하며 국회의원들이 담을 넘을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이 보여준 다양한 장면들을 하나씩 떠올리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혹시 모를 2차 계엄을 막겠다며 밤새 국회의사당 문 앞을 지키던 청년들”, “한겨울 쏟아지는 눈 속에서 은박담요 한 장에 의지하며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을 지키던 시민들”, “집회 현장에 나오지 못해 미안하다며 지갑을 열어 선결제해주던 따뜻한 마음”, “교통편이 끊긴 시각임에도 너나 할 것 없이 남태령으로 달려가 농민들을 지키던 연대의 정신”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또 “저들은 크게 불의했지만, 우리 국민은 더없이 정의로웠다”며 “국민께서는 폭력이 아니라 춤과 노래로 불법 친위 쿠데타가 촉발한 최악의 순간을 최고의 순간으로 바꾸셨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국민적 대응이 국내를 넘어 국제적으로도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외신이 지적한 것처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무너졌다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의 후퇴가 일어났을 것”이라며 “민주주의 제도와 평화적인 해법이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는 국민을 통해 실현될 때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를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만약 대한국민이 민주주의를 살리고 평화를 회복하며 온 세계에 민주주의의 위대함을 알린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는다면 갈등과 분열로 흔들리는 모든 국가에게 크나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대국민 특별성명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인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빛의 혁명 1주년 대국민 특별성명'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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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대국민 특별성명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인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빛의 혁명 1주년 대국민 특별성명'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2.3 superdoo82@yna.co.kr (끝)

이 대통령은 '빛의 혁명'의 의미를 제도적으로 남기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그는 “우리 국민의 위대한 용기와 행동을 기리기 위해 12월 3일을 '국민주권의 날'로 정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지켜낸 것을 함께 기념하고 더 굳건한 민주주의를 다짐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내란 사태에 대한 책임 규명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내란의 진상규명, 내란 가담자들에 대한 수사와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친위 쿠데타 가담자들에 대한 엄정한 처벌은 그 시작”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시는 쿠데타를 꿈조차 꿀 수 없는 나라, 누구도 국민 주권의 빛을 위협할 수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도 '정의로운 통합'은 필수”라고 덧붙였다.

국제사회가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을 주목하고 있다는 점도 다시 언급했다. 그는 “취임 이후 외교무대에서 각국의 정상들을 만나며 대한민국을 향한 국제사회의 높은 관심과 큰 기대를 느끼게 된다”며 “대한민국은 지금 세계사적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한국민께서 '빛의 혁명'을 통해 보여주신 빛나는 모범은 세계 민주주의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빛의 혁명'을 완수하고, 진정한 국민주권의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 여러분을 믿고 담대하게 나아가겠다”고 밝히며 성명을 마무리했다. 그는 “더 번영하고, 더 강하고, 더 인간적인 나라를 꼭 만들겠다”며 “위대한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는 여정에 국민 여러분께서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