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머리 중국인 부부, '금발에 푸른 눈' 아기 낳았다

친자 확인 결과 '일치'...아이 증조부가 러시아인

중국 장쑤성에 거주하는 양씨와 딸 궈장. 격세유전으로 인해 딸만 금발에 푸른눈을 가진 모습. 사진=웨이보 캡처
중국 장쑤성에 거주하는 양씨와 딸 궈장. 격세유전으로 인해 딸만 금발에 푸른눈을 가진 모습. 사진=웨이보 캡처

중국 동부에서 검은 머리에 검은 눈을 가진 아시안 부부가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아기를 낳아 화제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 옌청에 사는 부부는 백인처럼 금발에 파란 눈동자를 가진 아기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중국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더우인에서 조회수 1억2000만회 이상을 기록했다.

중국 장쑤성에 거주하는 양씨 부부와 딸 궈장. 격세유전으로 인해 딸만 금발에 푸른눈을 가진 모습. 사진=웨이보 캡처
중국 장쑤성에 거주하는 양씨 부부와 딸 궈장. 격세유전으로 인해 딸만 금발에 푸른눈을 가진 모습. 사진=웨이보 캡처

양씨 부부는 지난 2022년 5월 딸 궈장을 낳았다. 다른 동양인들과 마찬가지로 검은 머리, 검은 눈을 가지고 있던 양씨 부부는 뜻밖에도 금발에 푸른 눈 등 서양인 같은 외모를 가진 딸을 안게 됐다.

두 사람은 병원을 찾아가 “아이가 뒤바뀐게 아니냐”며 확인을 요청했지만 병원은 바뀌지 않았다고 답했다. 결국 부부는 유전자 검사까지 받았지만 “친자가 맞다”는 답을 들었다고 한다.

아이가 자라며 서양인 같은 특징은 더욱 두드러졌다. 생후 8개월 무렵 눈은 더욱 파랗게 변했고, 속눈썹은 길어졌으며, 금빛 머리카락은 서양 아기처럼 곱슬거리기 시작했다.

격세유전으로 인해 금발에 푸른눈을 가지게 된 중국 아이 궈장. 사진=웨이보 캡처
격세유전으로 인해 금발에 푸른눈을 가지게 된 중국 아이 궈장. 사진=웨이보 캡처

그러던 중 양씨는 고령의 친척으로부터 “증조부를 많이 닮았다”는 말을 들었다. 딸의 증조부이자 양씨의 할아버지가 러시아인이었던 것이다. 증조부는 허난성 출신 중국인 여성과 결혼해 중국에 정착했으며 1985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씨는 “우리 집안에서는 딸 이전까지 남자아이만 태어났다. 나와 아버지, 다른 남자 친척들 모두 혼혈 특징이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증조부에게서 물려받은 열성 유전자는 남자에게는 발현되지 않은 듯 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이 사례가 세대를 거쳐 전해지는 격세 유전의 전형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과학 대중화 블로거인 라오런은 “머리카락과 눈 색깔을 결정하는 유전자는 열성이다. 남자 가족들은 외모에 드러나지 않더라도 이 유전자가 있었을 것이고, 여자아이를 낳아 발현된 것”이라고 말했다.

금발에 푸른 눈을 제외하고는 양씨 부부를 쏙 빼닮은 딸 궈장은 지난 9월부터 유치원을 다니며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있다.

양씨 아내는 “외모는 유전자에 의해 무작위로 결정되기 때문에 크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며 “딸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 사회의 귀중한 구성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