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가 그간 개방형 인공지능(AI) 모델을 앞세웠던 전략을 수정해 '초지능' 확보를 위한 폐쇄형 모델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AI 모델 '라마'의 후속작인 코드명 '아보카도'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미 경제방송 CNBC가 소식통을 인용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보카도는 그간 오픈소스로 내놨던 라마와 달리 가중치 등 소프트웨어 구성요소를 공개하지 않는 폐쇄형 모델이 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아보카도는 당초 올해 말 이전 출시를 예정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내년 1분기에 출시하기로 하고 관련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메타는 지금껏 오픈AI와 앤트로픽, 구글 등과 달리 AI 모델을 공개하는 오픈소스 전략을 택해왔다.
이는 챗GPT 등 AI 업계 선도 모델을 뒤쫓는 후발 주자 입장에서 개방성을 무기로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자사 모델이 사실상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책이었다.
그러나 지난 4월 출시한 '라마4'에 대해 시장이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보임에 따라 방향성을 수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7월에만 해도 “오픈소스 AI가 앞으로 나아갈 길”이라고 강조했지만, 1년 뒤인 올해 7월에는 “오픈소스로 공개할 내용을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중국 딥시크가 공개한 'R1' 모델이 라마의 설계를 일부 차용한 데 대해 메타 내부에서 불만도 터져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저커버그는 초지능 개발로 전략을 선회하면서 스케일AI에 143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하기로 하고 창업자 알렉산더 왕을 영입, 최고AI책임자(CAIO)로 임명하는 등 적극적 투자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아보카도는 메타초지능연구소(MSL) 내에서도 왕 CAIO가 직접 이끄는 정예 팀인 'TBD(추후결정·To Be Determined)랩'에서 개발 중이라고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TBD랩의 직원들은 저커버그 CEO의 사무실 근처에서 일하면서 네트워크 등에도 연결되지 않은 채 별도의 스타트업처럼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 과정에서 메타 내 AI 조직에도 압박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 70시간 근무가 일상화했고, 조직 재편 과정에서 해고와 구조조정도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2013년부터 최고AI과학자를 맡아온 얀 르쿤 뉴욕대 교수가 회사를 떠나 자신의 스타트업을 설립하기로 결심하기도 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