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복원” “천둥벌거숭이”…與 최고위원 보궐선거, '계파 분화' 조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2026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회를 나서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2025.11.4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2026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회를 나서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2025.11.4 연합뉴스

지방선거 출마로 인해 사퇴한 지도부의 공석을 채우기 위해 내달 진행하는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계파 분열의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번 선거가 정청래 대표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해석 속에 '정청래표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르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오는 17일까지 최고위원 선거를 위한 예비후보자 등록을 진행한다. 현재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유 위원장을 비롯해 이재명 대통령의 변호사였던 이건태 의원, 강득구 의원 등이, 친청(친 정청래)계에서는 이성윤 의원을 비롯해 문정복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차기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당초 정 대표 측 인사가 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정 대표가 조직표의 지원을 받은 박찬대 의원을 꺾었기 때문이다. 권리당원 권한 강화의 수혜를 입은 정 대표 측이 차기 선거에서도 유리하다는 해석이었다.

하지만 당내에서 '당정 엇박자' 지적이 나오면서 상황이 미묘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의 민생·행정 속도를 여당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이 과정에서 과거 이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영입한 인사이자 부산시당위원장에 도전장을 던진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이 경선도 치러보지 못한 채 컷오프를 당하면서 갈등이 격화됐다. 특히 유 전 위원장과 함께해 온 친명 외곽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가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유 위원장은 “당내 비민주적 제도를 개선하겠다”면서 정청래 대표를 겨냥한 최고위원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아울러 이건태 의원의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는 김동아·김우영·김태선·박찬대·안태준·이광희·이재강·천준호·한준호 의원 등 친명계 의원이 대거 참석하기도 했다.

반면에 친청계 인사인 문정복 의원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일부 취재진에게 출마 의사를 밝히며 사실상 유 전 위원장을 향해 “버르장머리를 고쳐야겠다는 생각도 있다”면서 '천둥벌거숭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문 의원의은 유 위원장이 당직과 공직 선출 과정을 구분하지 못한 채 정 대표를 겨냥한 행보를 이어온 것이 불만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1인 2표로 총 세 명을 선출하는 것도 변수다. 이른바 줄 세우기 투표가 가능해짐에 따라 각 계파간 선거 전략을 두고 치열한 다툼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15일 YTN 라디오에서 “(최고위원은) 기존 지도부나 대표의 부족한 걸 보완·견제하는 역할도 있고 당원들에게 표심을 구하는 과정”이라며 “대표의 권한이 강한 단일 대표 체제인데 당대표를 지원하겠다 내지는 견제하겠다 혹은 보완하겠다 등 여러 가지 관점에서 얘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