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3개월간 비축유 풀겠다…이달 말 추경안 국회 제출”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오른쪽)과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동사태 경제 대응 TF 2차 회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오른쪽)과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동사태 경제 대응 TF 2차 회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향후 3개월간 비축유를 단계적으로 방출하기로 했다. 정부는 에너지·민생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해 이달 말까지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민주당 중동사태 경제 대응 태스크포스(TF)는 16일 국회에서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 등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차 회의를 열고 에너지 수급 안정과 물가 대응, 피해 기업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TF 간사인 안도걸 의원은 브리핑에서 “고유가와 수출 차질 등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어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예산 편성 작업에 착수했으며 3월 말까지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정은 우선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합의된 비축 원유 2246만배럴을 향후 3개월 동안 단계적으로 방출하기로 했다. 산업통상부는 이번 주 중 산업 위기관리 단계를 기존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세부 방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 원유 비축량은 약 208일분 수준이다. 당정은 공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석유공사가 해외에서 생산하는 원유를 국내로 들여오는 방안을 추진한다. 오는 6월까지 335만배럴의 원유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액화천연가스(LNG)는 비축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점을 고려, 석탄과 원전 발전량을 확대한다. 당정은 석탄 발전량을 설비 용량의 80%로 제한해온 상한제를 해제하고, 정비 중인 원전 발전소의 정비 일정을 앞당겨 5월 중순까지 재가동할 계획이다. 현재 60% 후반 수준인 원전 이용률을 80%대까지 끌어올린다.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중동사태 경제 대응 TF 단장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동사태 경제 대응 TF 2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중동사태 경제 대응 TF 단장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동사태 경제 대응 TF 2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석유화학 업계 지원책도 검토된다. 정부는 알루미늄과 황, 나프타 등 핵심 원자재 부족 문제가 제기된 여수 석유화학산업단지를 '산업위기 특별 대응 지역'으로 격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당정은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과 함께 가격 안정에 협조하는 주유소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가격을 과도하게 책정한 업체에는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 알뜰주유소에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 한 차례 위반만으로도 면허를 취소하기로 했다.

추경안에는 에너지 수급 안정과 민생 지원을 위한 다양한 대책이 포함될 전망이다. 안 의원은 “정유사의 손실 보전과 유류비 부담 완화, 서민과 소상공인을 위한 에너지 바우처 확대 등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정부는 수출 바우처 한도를 기존 3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확대하고, 중동 지역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긴급 물류 지원 바우처를 신설할 예정이다. 약 1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총 100억원 규모가 지원된다.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6700억원 규모의 긴급 경영안정 자금이 공급된다. 정책자금 상환 기간은 1년 연장되고 가산금리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당정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근접한 상황을 고려해 외환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는 '환율 안정 3법' 논의도 시작하기로 했다.

안 의원은 “에너지 수급과 민생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와 당이 긴밀히 협력해 대응하겠다”며 “추경안이 마련되는 대로 신속한 국회 처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