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저리' '어 퓨 굿 맨' '아메리칸 프레지던트' 등 명작을 탄생시킨 전설적인 영화감독 로브 라이너가 자택에서 아내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용의자는 그의 아들로 지목돼 충격을 주고 있다.
15일(현지시간) CNN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방서는 이날 오후 3시 38분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한 자택 안에서 78세 남성과 68세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초기 피해자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가족이 언론에 알리면서 사망자가 롭 라이너와 아내인 미셸 싱어 라이너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LA 경찰은 이번 사건을 살인 사건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히는 한편 “현재로서는 특정인을 용의자로 지목하지 않았다”며 수사가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지 매체 뉴욕포스트는 소식통을 인용해 “부부의 아들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닉 라이너(32)가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거론되고 있다”며 “범행에는 칼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아들 닉 라이너는 이전에 약물 중독으로 문제를 일으켰다고 고백한 바 있다.

LAPD 형사과장인 앨런 해밀턴은 “현재 수색 영장을 발부받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주민들은 안전하다고 안심시켰으나 아직 용의자는 체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건이 전해지자 캐런 배스 LA 시장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 정계 인사들도 잇따라 추모의 글을 게재했다.
배스 시장은 “우리 도시와 국가의 엄청난 손실”이라며 “로브 라이너의 공헌은 미국 문화와 사회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창의적인 작품과 사회·경제적 정의를 위한 활동으로 수많은 사람의 삶을 개선시켰다”고 말했다.
뉴섬 주지사도 “두 사람의 비극적인 죽음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로브는 거대 담배 회사에 맞서 싸우고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해 노력했으며, 유아 교육 분야에서 강력한 목소리를 내는 등 아동과 시민권을 열정적으로 옹호한 인물이다. 그는 선행을 통해 캘리포니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었고 그의 훌륭한 영화 작품과 인류에 대한 지대한 공헌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로브 라이너는 원로배우이자 영화감독인 칼 라이너의 아들이며 그 역시도 할리우드의 한 획을 그은 배우이자 감독이다. 1971년 시트콤 '올 인 더 패밀리'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으며, 1984년 '이것은 스파이널 탭이다'의 연출을 맡으며 영화 감독으로 데뷔했다. '해리와 샐리가 만났을 때' '미저리' '어퓨굿맨' 등이 그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