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서 현실판 '기생충'… 70대 남성, 아파트 지하서 3년 숨어 살어

가오슝 경찰은 아파트 기계식 주차장 지하 공간에서 무단으로 거주해온 71세 남성 궈모씨를 무단 침입 혐의로 체포했다. 사진=TVBS
가오슝 경찰은 아파트 기계식 주차장 지하 공간에서 무단으로 거주해온 71세 남성 궈모씨를 무단 침입 혐의로 체포했다. 사진=TVBS

한국 영화 '기생충'을 연상시키는 사건이 대만에서 현실로 벌어졌다. 거처를 잃은 70대 남성이 과거 살던 아파트의 지하 주차 공간을 은신처로 삼아 수년간 생활하다 경찰에 적발된 것이다.

15일(현지시간) 대만 현지 매체 TVBS는 가오슝 경찰이 지난 11일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을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 현장에서 71세 남성 궈 씨를 붙잡았다고 전했다.

조사 결과 궈 씨는 약 3년 전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거주지를 잃자 예전에 살았던 아파트의 지하 공간으로 몰래 들어가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해당 아파트의 과거 거주자이자 관리 업무를 맡았던 이력이 있었으며, 침대와 책상, 의자 같은 가구는 물론 가전제품과 오토바이까지 기계식 주차 구역 안으로 옮겨 사실상 주거 공간처럼 사용해왔다.

궈 씨가 생활한 지하 주차장. 사진=대만 동삼신문
궈 씨가 생활한 지하 주차장. 사진=대만 동삼신문

해당 지하실은 노후화로 관리가 소홀했고, 입주민들의 출입도 드물어 궈 씨는 장기간 외부에 발각되지 않고 지낼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은 주차 공간의 소유주가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현장을 둘러보던 부동산 중개인이 누군가가 주차 구역을 점거한 채 버티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소유주인 60대 루 씨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궈 씨를 임의동행해 조사한 뒤 관련 서류를 검찰에 넘겼다. 현재 아파트 관리 측은 지하 공간에 놓여 있던 그의 소지품을 모두 정리해 치운 상태다.

한편, 조사를 받은 뒤 석방됐던 궈 씨는 지난 11일 다시 해당 아파트 지하 공간으로 들어가 개인 물품을 정리하며 생활을 재개하려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다시 신고가 접수되자 경찰은 궈 씨의 신병을 또다시 확보했으며, 아파트 관리 측은 지하에 쌓여 있던 살림살이와 소지품을 전부 치우는 조치를 취했다.

피해를 본 주택 소유주는 “개인 소유 공간이 이렇게 무단 점유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국가가 시민의 재산권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