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테크네슘99엠(Tc-99m) 기반 반려묘 갑상선기능항진증 진단제 '테크네키티' 주사액 임상시험에 본격 착수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동물용 방사성의약품 임상 승인을 받은 치료제 '싸이로키티 주사액(I-131)'에 이어, 국내 두 번째 임상 승인 사례다.
고양이 갑상선기능항진증은 10세 이상 노령 고양이의 약 10%가 겪는 대표적인 호르몬 질환 중 하나로, 방치하면 심혈관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그동안 혈액검사와 초음파 검사가 주로 활용됐으나, 초기 질환의 경우 혈액 수치가 정상으로 보이거나 초음파만으로는 기능적 이상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원은 지난 4일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 받고, 승인된 계획에 따라 16일부터 충북대 동물병원에서 고양이 42마리를 대상으로 1년간 테크네키티 1차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임상은 건강한 대조군과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의심되는 시험군 고양이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갑상선은 요오드를 흡수해 갑상선 호르몬을 합성하는데 테크네키티는 요오드와 유사하게 작용한다. 이 점을 활용해 테크네키티를 투여한 뒤 단일광자방출단층촬영(SPECT)으로 영상을 촬영한다.
SPECT는 방사성의약품이 체내에서 모이는 양상과 속도를 3차원 영상으로 보여주는 장치로, 장기 기능을 평가할 때 널리 사용된다. SPECT 영상에서는 방사성의약품, 즉 테크네키티가 많이 흡수된 부위일수록 밝게 나타난다. 영상에 나타난 밝기 정도와 분포 양상을 분석하면 갑상선 기능 항진·저하, 이상 부위 위치, 전이 여부 등을 정밀 판별할 수 있다.
연구원은 2022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반려동물전주기산업화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엘씨젠, 충북대 수의과대학과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해왔다.
연구원 임재청 박사팀은 지난해 치료제 싸이로키티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인허가 경험을 바탕으로, 임상시험 이전에 필요한 안전성 검토와 체내 작용 평가를 신속히 완료하고 후속 제품인 진단제 테크네키티의 임상 승인을 확보했다.
정영욱 하나로양자과학연구소장은 “이번 임상 승인은 단발성 성과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동물용 신약 개발 프로세스가 확립되었음을 의미한다”며, “치료제에 이어 진단제까지 국산화하여 향후 국내 반려동물 의료시장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 수출까지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