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부, 포도 등 식품에서 유리잔, 전구 등 깨지기 쉬운 공산품까지 안전하게 잡을 수 있는 국산 스마트 그리퍼가 나왔다.
알파로보틱스 컨소시엄은 17일 롯데호텔부산에서 부경대 지능형로봇 혁신융합대학사업단과 공동으로 '다품종 생산 공정용 그리퍼 시스템 및 멀티모달 유연촉각센서 시스템 개발' 5차년도 성과 보고회와 수요자 세미나를 열고, 개발 완료한 그리퍼 시스템의 기능과 사업화 전략을 발표 공유했다.
'다품종 생산공정용 그리퍼 시스템 및 멀티모달 유연촉각센서 시스템 개발'은 산업통상자원부 지원 과제다. 알파로보틱스가 주관하고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한국원자력연구원, 강원대, 유진엠에스, 서강대, 일본 이화학연구소, 카이트로닉스가 참여해 2022년 4월 시작했고 올해말 종료한다.
알파로보틱스 컨소시엄은 이 과제에서 물체의 모양이나 크기에 상관없이 빠르고 정확하게 잡아 이동할 수 있는 형상 적응형 다지 그리퍼를 개발했다. 이와 함께 비정형 물체의 재질과 형태를 감지해 그립 각도를 정밀 제어하는 멀티모달 유연촉각센서도 개발했다.
형상 적응형 그리퍼에 멀티모달 유연촉각센서를 탑재해 완성한 것이 '다품종 생산 공정용 그리퍼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이름 그대로 다양한 상품의 생산, 유통, 물류 공정에 투입해 사용할 수 있다. 크기와 모양이 다른 농산물의 선별·포장, 손상 없이 잡아 이동해야 하는 정밀부품 조립 등이다. 집하장, 배송센터 등 여러 상품이 섞여 있는 환경에서 픽업, 분류, 이동 작업도 할 수 있다.
다양한 물체에 유연하게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로봇 의수나 의족 등 의료 분야에서 응용도 기대된다.
4개 이상의 손가락을 지닌 다지형 유연 그리퍼는 해외에 몇몇 상용화 사례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재질과 모양, 크기가 제각각인 다양한 상품을 사람 손처럼 섬세하게 잡아 이동하는 기술을 구현하기란 쉽지 않다.
컨소시엄은 내년부터 그리퍼 시스템 사업화에 나선다. 기존 수입 그리퍼를 대체할 수 있는 국산 그리퍼임을 알리고, 로봇제조사 및 로봇SI기업 등과 협력해 로봇 탑재용 그리퍼로도 공급할 계획이다.
임정학 알파로보틱스 상무(과제 총괄)는 “사업화 1차 타깃은 농식품을 비롯한 비정형 제품 생산·유통분야다. e커머스 물류와 정밀부품조립 분야도 수요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제조 혁신을 이끄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은 물론 생산 현장의 안전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임동식 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