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대차, 자율주행·로봇에 미래 걸어라

현대차그룹이 18일 사장 승진자 4명을 포함, 총 219명의 정기 임원 승진 인사를 냈다. 천신만고의 시간이라 해야 딱 들어맞을 2025년을 마무리하며, 또 다른 도전이 놓인 2026년을 맞는 새 수를 뒀다.

세평에 따르면 이번 인사 역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라는 그룹 필생의 미래 전략에 맞춰 짜여졌다. 승진자 규모를 다소 줄이더라도 40대 중심 발탁이란 파격성을 더해 변화를 꾀했다. 내부 긴장감은 높이더라도 기술과 성과라는 초점은 더 또렷하게 맞췄다.

올해 출발은 암흑 그 자체였다. 새로 들어선 미국 2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수출 1위 지역 판세를 송두리째 뒤집어 놓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흡사 롤러코스터 같은 관세율 협상을 거치며 일본·유럽차들과 적용률까지 엎치락 뒤치락했다.

한-미 정상간 톱다운 방식 15% 관세율 타결까지 외풍은 거셌지만, 수출 만큼은 좋았다. 북미가 아니면 유럽·중동 등을 뚫어가며 전진을 멈추지 않았다. 이번 사장 승진자를 배출한 북미권역본부는 올해 북미 소배판매를 전년 대비 8% 이상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이렇듯 현실 위기는 잘 극복해가고 있는 모습이지만, 현대차 그룹의 미래가 무한정 밝은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테슬라 FSD(Full Self Driving)이 몰고온 자율주행차 기술 발전의 파고를 빼놓을 수 없다. 올 하반기 불어닥친 FSD는 흡사, 올초 인공지능(AI)업계를 강타했던 중국 딥시크 충격에 비견된다.

미래 모빌리티는 SDV 전략의 최정점인 자율주행 경쟁력으로 판가름 난다. 이번 인사에서 연구개발(R&D) 쪽에 그룹 전력을 불어 넣는 분위기를 보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자율주행기술과 관련한 뭔가 '준비된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 내년 현대차에 떨어진 지상과제라 할 수 있다.

또 하나 미래로의 도전은 로봇 쪽에 맞춰질 듯 하다. 가까운 미래 그룹 전체 매출의 5분의1(20%) 가량이 로봇에서 나올 것이라는 정의선 회장을 비롯한 최고 경영진의 확신을, 내년 실질적인 성과로 보여줄 때가 됐다. 가능성을 믿음으로, 그 믿음을 확신으로 바꿔주는 기업이 성공하는 법이다.

미래 전환도 속도가 중요하다. 언젠가는 다다를 미래는 경쟁 능력을 잃은 구호에 불과하다. 주력인 자동차처럼 빠르게 목적지에 닿을 수 있는 기술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차의 글로벌 모빌리티기업 질주를 위해 2026년은 더 없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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