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글을 쓰면 1분 내 본인 글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한국교육방송(EBS) 프로그램 제작진이 경기도 김포 소재 한 고등학교 교실에서 목격한 현실이다. 독후감 수행평가 시간, 오픈AI의 생성형 AI 서비스 '챗GPT'에 요약을 맡긴 학생들 사이에서 책을 끝까지 읽은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챗GPT를 사용한 참가자 83%가 과제 종료 불과 1분 만에 자신이 쓴 글 내용을 단 한 문장도 기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AI를 활용해 글을 쓸 때 인간의 뇌는 사고와 기억을 담당하는 영역의 연결성이 현저히 끊어진다는 게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 뇌파 실험 결과로 드러났다.
스타니슬라스 드앤 MIT 교수는 “AI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역설적으로 더 깊이 읽고 쓰고 토론해야 한다”며 “깊이 있는 독서 경험이야말로 AI 시대 인간이 기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첨단기술 최전선에 있는 MIT 학생들이 한국 고전소설 을 붙들고 씨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AI가 줄 수 없는 인간 내면의 복잡성을 이해하기 위해 문학을 통해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고 있다.
실험을 통해 AI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EBS 특별기획 〈다시, 읽기로〉 2부 'AI 시대, 읽기의 반격'은 27일 오후 3시 EBS1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