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문자중계사와 문자재판매사를 대상으로 악성문자사전차단체계 도입을 의무화하는 제도 시행이 가시화되고 있다. 관련 고시 시행을 지연시켜 왔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의 정상화가 임박하면서다. 이에 따라 복수의 사업자들이 보안 솔루션 도입에 착수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문자중계·재판매사들이 악성문자(스팸·스미싱) 사전차단 시스템 구축을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누리랩, 시큐리온, 아톤 등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KISA 관계자는 “문자재판매사인 '에스엠티엔티(SMTNT)'와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엑스레이(X-ray)' 실증사업을 진행했다”며 “해당 솔루션은 이후 14개 사업자가 도입을 추진하면서 기술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악성문자사전차단체계 의무화 조치는 악성문자 차단을 단일 단계에 의존하지 않고 방어벽을 두껍게하는데 목적이 있다. 그동안 통신망과 단말 중심으로 스팸·스미싱 차단 체계가 운영됐지만, 정부는 대량 문자 발송 단계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보고 이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했다.
제도가 시행되면 문자중계·재판매사는 대량 문자 발송 과정에서 악성문자를 사전에 탐지·차단하는 체계를 의무적으로 갖춰야 한다.
고객의 문자 발송 요청 시 메시지 내 URL을 추출해 악성 URL 데이터베이스 대조 및 실시간 분석한다. 악성으로 판단되면 발송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이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은 문자는 이동통신사의 스팸 차단 체계를 거치며, 이후에도 단말 단계에서 AI 기반 스팸 필터링과 보안 기능을 통해 추가 차단이 이뤄진다.
방미통위는 지난해 5월 악성문자사전차단체계 의무화 관련 '전송자격인증 기준 등에 관한 고시' 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후속 행정절차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목표했던 같은해 9월 시행이 무산됐다. 고시 발령, 공포, 시행을 위해서는 위원회 의결이 필요한 데 필요 정족수를 갖추지 못해서다.
방미통위 정상화는 오는 12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의 '위원 추천안' 의결 여부에 달렸다. 방미통위는 7인 체제인데 현재는 대통령이 지정한 2인뿐이다. 여당 추천 몫 2명만 통과되더라도 최소 의결 정족수를 충족할 수 있다. 이에 위원 공모를 완료한 야당도 조만간 3인을 지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악성문자사전차단체계 의무화는 여야 간 견해차가 크지 않은 사안인 만큼 무난히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이르면 1분기 고시 시행이 예상되면서 관련 업체들이 시스템 구축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며 “기존 통신사·단말 중심 대응 체계에 발송 단계 방어가 추가되면서 스미싱 대응 구조가 한층 촘촘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