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고금리와 대출한도 부족이 여전히 은행 자금조달의 최대 애로로 지목됐다. 또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이 내년 차입 여건 악화를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9일 중소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중소기업 금융이용 및 애로실태 조사'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자금사정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40.0%로, '호전됐다'(13.2%)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자금사정 악화 원인(복수응답)으로는 '판매부진'이 59.0%로 가장 높았고, 이어 '원·부자재 가격 상승'(51.5%), '인건비 상승'(33.0%)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외부자금 이용 경험은 '이용함'이 40.4%, '이용하지 않음'이 59.6%로 집계됐다. 외부자금 사용처(복수응답)는 '구매대금 지급'이 70.3%로 가장 많았으며, '인건비 지급'(53.5%), '기존 대출 원리금 및 이자 상환'(30.2%)이 뒤를 이었다.
은행을 통한 자금조달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복수응답)으로는 '높은 대출금리'가 73.6%로 가장 많았고, '대출한도 부족', '과도한 서류 요구' 등이 뒤를 이었다. 은행 대출과 관련한 희망사항(복수응답) 역시 '대출금리 인하'가 79.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중소기업에 가장 필요한 금융지원(복수응답)으로는 '금리부담 완화 정책 확대'가 38.8%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체감 금융비용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정책자금 대출 확대'(27.4%), '담보대출 의존 관행 개선'(14.0%) 등의 요구도 제기됐다.
내년도 전반적인 차입 여건에 대해서는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37.0%로, 지난해 같은 조사(32.6%)보다 4.4%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새 정부 금융정책의 핵심 기조인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에 따른 중소기업 금융환경 전망에 대해서는 51.4%가 '개선될 것'이라고 답해 일정 수준의 기대감도 나타났다.
이민경 중기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가 인하됐음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높은 대출금리를 가장 큰 금융 애로로 꼽고 있다”며 “금리부담 완화 정책 확대에 대한 요구가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금융비용 부담이 구조적으로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가계대출 중심의 금융자원을 첨단산업·소상공인·벤처기업 등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영역으로 전환하는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중소기업중앙회도 이를 기반으로 중·소상공인의 성장 사다리를 구축할 수 있는 금융정책 발굴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