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AI 경쟁, 기술 넘어 주권·인프라 단계로](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2/29/news-p.v1.20251229.3101acee1daf4383b2f8a984881d6ae3_P1.jpg)
2026년 새해 인공지능(AI) 산업은 기술 혁신 경쟁을 넘어 '주권(소버린) 경쟁'으로 국면이 전환된다.
각국이 AI를 더 이상 개별 서비스나 특정 산업의 기술이 아닌, 국가 핵심 인프라이자 주권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AI 경쟁이 달라지고 있다. 모델 성능과 활용도 경쟁을 넘어, AI의 개발·배포·활용 전 과정을 자국의 통제 아래 둘 수 있는지가 새로운 경쟁 축으로 부상했다.
가트너는 2027년까지 세계 국가의 35%는 독점적 맥락 데이터를 사용하는 지역 특화 AI 플랫폼에 사실상 종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모델 개발을 넘어 데이터센터, 그래픽처리장치(GPU), 국가 클라우드 등 인프라 투자로 이동하고 있다. AI가 전력·통신과 유사한 국가 인프라로 인식되면서, 글로벌 클라우드와 외산 모델 의존도가 높을수록 규제 충돌과 국가 안보 리스크가 함께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중국·EU, 플랫폼 패권 vs 국가 통제 vs 규범 주도
주요국에서 글로벌 AI 주권 경쟁이 동일한 방식이 아닌, 서로 다른 경로로 전개되고 있다. 미국은 오픈AI, 구글, 메타, 앤트로픽 등 빅테크가 프런티어 모델을 공급하고, 연방정부가 안전 규제와 보안 요구사항을 통해 이를 간접 통제하는 구조이다. AI 성능과 표준, 플랫폼 영향력을 바탕으로 AI 스택의 사실상 글로벌 규칙을 주도한다.
중국은 AI를 국가 안보와 산업, 사회 통제를 포괄하는 전략 산업으로 규정하고,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확보와 활용 전 단계를 국가가 관리하는 전면 통제형 소버린 AI 구조를 고도화하고 있다. 모델 개발과 확산을 국가 정책 체계 안에서 관리하는 방식으로, 가장 강한 형태의 주권 모델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은 AI 규제법(AI Act)과 데이터법을 중심으로 AI 개발·배포의 법적 프레임을 선점하고 있다. 공동 GPU 인프라, 유럽형 오픈 파운데이션 모델 등 미국 기술 의존도를 낮추는 규범 중심의 디지털 주권 전략을 강화하는 흐름이다.

◇한국 소버린 AI, 2025~2030년이 성패 가르는 구간
한국 역시 소버린 AI 경쟁의 본격적 시험대에 올라섰다. 우리나라 정부는 국가 AI컴퓨팅 인프라 구축, 대규모 GPU 확보와 활용,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을 주요 축으로 AI 스택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관리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초거대 모델과 컴퓨팅 자원, 데이터, 거버넌스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국가 AI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확보를 위해 정예팀 중심의 모델 개발 체계를 가동하고 있으며, 향후 성능 검증을 거쳐 공공·국방·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모델 개발을 넘어 실제 정책·행정·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안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2025년부터 2030년까지는 GPU 확충과 데이터센터 구축, 파운데이션 모델 성과가 동시에 가시화되는 시기로 평가된다. 이 기간 동안 한국형 소버린 AI가 글로벌 모델 대비 성능과 비용, 개방성 측면에서 어느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가 2026 이후 AI 산업 판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인프라 투자와 모델 개발이 실질적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가 한국 소버린 AI 전략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