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공격적인 예치 프로모션을 앞세워 시장 내 존재감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전통 금융권 예치금리를 크게 웃도는 조건을 제시하며 글로벌 자금 이동 흐름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이달 말까지 USD1 예치 고객에게 연 20% 환산 이자율(APR)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기간은 제한적이지만, 연 환산을 기준으로 스테이블코인 예치 상품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USD1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 암호화폐 프로젝트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이다. 급성장 배경으로 중동 자본의 대규모 활용이 꼽힌다. 아부다비 국부펀드 MGX가 지난 5월 바이낸스에 대한 20억달러 규모 투자 대금 결제 수단으로 USD1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은행 예치금리는 우대조건 등을 고려하더라도 연 2%대가 일반적 수준이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예치를 통해 이를 웃도는 수익률을 제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코인베이스와 페이팔은 각각 자사 스테이블코인 보유자를 대상으로 연 3%를 웃도는 수준 이자 또는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전통 금융권과 수익률 격차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매개로 글로벌 자금 이동이 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스테이블코인 예치 상품이 확산할 경우 달러라이제이션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며 “규제와 제도권 안에서 경쟁할 수 있는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온체인 데이터 플랫폼 아르테미스에 따르면 USD1의 발행량은 지난해 2월 3240만달러(약 466억원)에서 같은 해 12월 약 30억달러(약 4조3200억원)로 급증했다. 약 10개월 만에 4조원가량 불어난 것이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공급량 기준 7위다. 6위 PYUSD(약 36억달러)와 격차도 빠르게 좁히고 있다.
거래 지표 역시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 31일 기준 USD1 24시간 거래량은 6억9719만달러로 한 달 새 31.39% 늘었고, 같은 기간 트랜잭션 수는 131만 건으로 129.88% 급증했다. 단기 유동성 유입과 실제 사용이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와 1대1로 가치가 연동된 가상자산으로, 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발행량은 곧 시가총액을 의미한다. 수요 증가에 따라 신규 발행과 상환이 반복되는 구조로, 공급량 증감 자체가 시장 수요 변화를 직접적으로 반영한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