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무부가 최근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허위조작정보 근절법)'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에 나서면서 통상 마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플랫폼 업계는 해당 법안이 모호한 구석이 많고, 정부가 할 역할을 플랫폼 사업자가 떠안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대변인 명의로 “미국은 한국 정부가 미국 기반 온라인 플랫폼(기업)의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표현의 자유를 약화하는 네트워크법(Network Act) 개정안을 승인한 데 중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세라 로저스 미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도 전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해당 개정안은 표면적으로 딥페이크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훨씬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며 기술 협력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달 24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잇따라 지적한 것이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허위·조작 정보를 고의로 유포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경우 허위조작정보 신고를 접수하고 삭제·차단 등 조치를 해야 한다. 네이버 등 국내 사업자뿐만 아니라 구글 등 해외 사업자에게 광범위하게 적용되며, 특히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플랫폼 업계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모호하고 주관적인 요소가 포함돼 있다고 우려했다. 법안은 허위정보에 대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심의 권한이 명확하지 않다. 반면 대규모 정보통신망을 운영하는 플랫폼 사업자가 허위정보를 삭제·차단하는 의무를 부과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제44조의7제2항에서 허위조작정보 요건을 신설했지만 제2항에 대한 방미통위의 심의 권한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방미통위 심의에서 이제 심의 결정을 해줘야 될 사항을 사업자가 하다 보니 어떤 것들을 어떻게 해야 될지 아직 구분이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플랫폼마다 허위정보를 정의하고 규제하는 방식이 다른 상황에서 법안의 시행시 혼란도 우려된다. 가령 네이버에서는 허위정보로 판단하는 것들을 유튜브에서는 판단하지 않을 수도 있다. 법 위반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자의적인 해석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