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플랫폼, 규제 현실화에 초비상…과징금에 단체협상권까지

동의의결 기각 공정위, 최혜대우에 과징금 예고
동반성장평가도 앞둬…수수료 인하 압박할듯
을의 협상력 강화, 근로자 추정제도 중첩 규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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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배달 플랫폼이 하반기 예고된 규제 이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천억원대 과징금 가능성이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제재에 이어 동반성장평가, 소상공인 단체협상권 도입 논의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규제 중첩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플랫폼은 올해 하반기 공정위 제재와 동반성장위원회 평가 등 규제 이슈를 주시하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배민과 쿠팡이츠의 불공정거래 행위 의혹에 대한 공정위 전원회의 심의 결과다. 공정위는 지난달 배민과 쿠팡이츠의 동의의결 신청을 기각했다. 동의의결을 신청하며 제시한 자진 시정방안과 피해구제 대책을 받아들이지 않아 본안심의가 시작됐다.

두 플랫폼은 최혜대우, 자사우대, 부당광고 등의 불공정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상황으로,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과징금을 내야 할 가능성이 높다. 공정위는 배민에 최대 5100억원까지도 과징금이 나올 수도 있다면서 예상치를 언급한 바 있다.

배달 플랫폼들은 동반위가 추진하는 배달 플랫폼 동반성장평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제도는 배달 플랫폼이 입점업체, 라이더, 소비자와 균형 있게 성장하는지 살피는 시범 평가다. 배민, 쿠팡이츠, 땡겨요가 참여한다.

외부 기준으로 상생 수준을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업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방자치단체 지원을 받아 낮은 수수료를 책정한 땡겨요를 배민·쿠팡이츠와 함께 평가 대상에 포함한 것은 민간 플랫폼의 수수료 인하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지자체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는 땡겨요를 일반 민간 플랫폼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을의 협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편 방안'도 변수다. 공정위가 발표한 이 방안은 소기업·소상공인 간 단체협상에 대해 원칙적으로 심사 없이 담합 규정 적용을 면제하는 내용을 담았다. 제도가 도입되면 배달 플랫폼 입점 소상공인이 개별이 아니라 집단으로 수수료 인하, 광고비 조정, 정산 주기 변경 등을 요구할 수 있다. 협상이 결렬되면 주문 거부 등 단체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과 '근로자 추정제'도 올해 하반기 예의주시해야 할 법안으로 꼽힌다. 정부와 여당은 해당 법안을 패키지 입법으로 추진하고 있다. 두 법안은 22대 국회 들어 각각 7건 발의됐다.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더라도 배달기사, 프리랜서, 플랫폼 종사자처럼 다른 사람 사업을 위해 일하고 보수를 받는 사람의 기본 권리를 보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근로자 추정제'는 분쟁이 생기면 노무 제공자를 일단 근로자로 보고 사업주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게 한다.

업계에서 배달 플랫폼 규제가 중첩되면서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산업에 글로벌 플랫폼의 진입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규제가 중첩되면 산업이 위축되고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 “초기 투자를 감수해 시장을 키워도 이후 규제가 중첩되면서 장기적인 미래 투자가 막히는 구조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표>2026년 하반기 배달 플랫폼 주요 규제 이슈 - 자료: 정부, 국회 등 취합
<표>2026년 하반기 배달 플랫폼 주요 규제 이슈 - 자료: 정부, 국회 등 취합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