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부터는 자동차사고 경상환자(상해등급 12~14급)가 8주 이상 장기치료를 원할 경우 치료 적정성을 심사받게 될 전망이다.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지만, 심사기관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이해관계자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자동차사고 경상환자가 8주 초과 치료를 희망할 경우 치료 필요성을 검토하는 절차를 도입하고, 향후치료비에 대한 지급기준을 마련하는 내용이 담긴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안을 사전 예고했다. 개정안은 사전 예고기간 40일을 거쳐 오는 3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개정은 작년 2월 국토교통부 및 금융당국이 발표한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개선 대책의 후속 조치다. 당초 작년중 관련법 개정을 완료하고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한의학계 등 이해관계자 반발로 지연되고 있다.
앞으로 자동차사고 경상환자는 8주 이상 장기치료시 심사기관에 진료기록부 등을 추가로 제출해야 한다. 이는 경미한 사고에도 보험금 수령을 목적으로 과잉치료와 의료쇼핑 등을 일삼는 일부 소비자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보험사별 약관마다 다를 수 있지만 통상 상해등급 12~14등급은 △척추 염좌 △3cm 미만 안면부 열상 △단순 고막 파열 △늑골 골절 없는 흉부 동통 △관절 염좌 △단순 타박 등 부상이 해당된다.
향후치료비는 치료 종결 이후 장래에 예상되는 추가 치료에 대해 사전에 지급하는 치료비를 말한다. 그간 보험사는 조기 합의를 목적으로 향후치료비를 지급해 왔으나, 이번 개정을 통해 중상환자(상해등급 1~11급)에 한해 보험금이 지급되도록 개선된다.
다만 아직까지 장기치료 필요성을 검토할 심사기관이 확정·발표되지 않으면서 의료계와 소비자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보험사가 직접 환자의 치료 필요성을 심사하는 내용이 담긴 자동차보험손해배상보장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이후 보험금을 지급하는 주체인 보험사가 치료 적정성을 심사하게 될 경우, 환자 치료권과 의사 진료권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국토부도 전면 재검토를 선언한 상황이다. 더욱이 의료계는 8주라는 기준 자체가 의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법률 개정에 저항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관계자들은 보험사나 의료계가 아닌 제3기관이 장기치료 적정성을 심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보험사와 의료계 간 중립지대에서 환자의 치료 관련 분쟁을 검토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 자동차보험 전문가는 “아직까지 국토부가 심사기관을 확정·발표하지 않은 상태”라며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치료 필요성을 판단할 수 있는 기관이 심사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