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기업이 AI 도구를 도입하지만 생산성이 크게 오르지 않는 이유는, 기존 프로세스에 AI를 끼워 맞추기 때문이다. 진정한 변화는 'AI가 있다면 우리의 개발 프로세스를 처음부터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를 질문할 때 시작된다.”
유호현 투블에이아이(Tobl.ai) 대표는 22일 잠실 광고문화회관에서 열리는 'AX 전략기술, AI 네이티브 개발 플랫폼' 도입 가이드' 세미나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바이브 코딩 시대의 기업이 가져야 할 근본적인 태도 변화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유호현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 트위터, 에어비앤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10년간 근무하며 대규모 시스템 개발 경험을 쌓아온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2024년에는 AI 에이전트 기반으로 사업을 전환하여 1인 기업으로 'AI 시대 슈퍼휴먼'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유호현 대표는 “자동차와 달리기 시합을 하지 말고, 자동차를 탈 것”을 권유했다. AI는 경쟁대상이 아니라 파트너이고, 인간의 고유 영역을 이해하고, 그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이 AI 코딩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유호현 대표의 바이브 코딩 정의는 명확하고 실질적이다. 바이브 코딩은 AI 도구의 도움을 받아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들을 점진적으로 보완해나가는 개발 방식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단순히 '빠르다'는 개념이 아니다.
그는 레스토랑을 예로 비유했다. 예를 들어 AI에게 '테이블 10개 놓아줘'라고 하면 완벽하게 놓고, '메뉴판 디자인해줘'라고 해도 훌륭하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실제로 식당을 열려면 주문이 밀렸을 때의 대응, 재고 부족시 알림, 소화기와 비상구의 위치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 문제는 소화기가 필요하다는 걸 모르면 AI에게 요청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유호현 대표는 “경험자가 필요한 이유가 프로그래밍을 잘해서가 아니라, 머릿속에 '체크리스트'가 있기 때문”이라며 “바이브 코딩 시대에 정말 필요한 건 이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바이브 코딩의 핵심이자, AI 시대 인간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AI는 작업을 빠르게 수행하지만, 무엇을 할지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바이브 코딩 도입의 실질적 효과는 어떨까? 유호현 대표가 직접 운영하는 '디사이드닷레드(decide.red)'의 사례를 보자. 기존 방식으로는 경험 많은 개발자 3명이 3개월 동안 개발해야 할 프로젝트를 AI 코딩으로 1명이 2주 만에 완성했다.
비용으로 환산하면 94% 절감이고, 시간으로는 83% 단축이다. 더 중요한 건 이것이 단순한 속도 개선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유호현 대표는 “빠른 프로토타이핑으로 실패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동시에 테스트할 수 있고, 시행착오 비용을 극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패가 두렵지 않으니 더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었고, 그 중 하나가 성공했다고 바이브 코딩의 실질적인 도입 효과에 대해 소개했다.

유호현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기업이 바이브 코딩을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사항 6가지에 대해 설명했다.
첫째, 문화적 준비가 가장 중요하다. 많은 기업이 AI 도입에 죄책감을 느끼는데, 리더가 먼저 인식을 바꾸고 팀이 그것을 따라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미션-콘텍스트-워크(Mission-Context-Work) 프레임워크를 도입해야 한다. 이는 유호현 대표가 개발한 '슈퍼워크(SluperWork)'의 핵심이다. 미션은 “매출 증대”처럼 추상적이어서는 안 되고 “3개월 내 B2B CAC를 50만원에서 30만원으로”처럼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해야 한다.
콘텍스트는 회사 정보(업종, 규모, 과제), 고객 정보(타겟, 페인포인트), 시장 상황(경쟁사, 트렌드), 내부 역량(팀, 예산)을 체계화하는 것이다. 워크는 이 미션과 콘텍스트를 바탕으로 플랜-실행-리뷰 사이클을 표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실시간 AI 협업 회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큰 화면에 AI를 띄워놓고 회의 시간에 실시간으로 AI에게 질문하며 토론하고, 즉석에서 논문을 작성하며 함께 피드백을 받는다. 의견 충돌이 생겼을 때도 “두 접근법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이를 융합한 제3의 방법을 제안해달라”고 AI에게 요청하면 양쪽 모두 만족하는 새로운 안이 나온다.
넷째, 월/수/금 고강도 업무와 화/목 학습·사색으로 근무 구조를 나누어야 한다. 이는 AI 번아웃을 예방하는 전략과도 연결되어 있다. 월·수·금은 AI와 고강도로 협업하고, 화·목은 현장 학습, 새로운 기술 체험, 다른 분야 전문가 미팅, 문화 활동 등으로 영감을 얻는 시간으로 할당한다.
다섯째, AI 번아웃 예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것이 간과되기 쉬운 부분이다. 해결책은 하루 4시간의 고강도 AI 협업과 주 3일 근무 시스템이다. 이것만으로도 생산성과 삶의 질이 극적으로 향상된다.
여섯째, CEO와 리더십의 확고한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리더가 중간에 어려움이 있을 때 쉽게 포기하지 않고, 팀이 새로운 방식에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다.
유호현 대표는 이러한 모든 준비사항이 결국 '인간-AI 협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수용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정한 변화는 기술 도입이 아니라, 기업이 AI와 함께 일하는 방식 자체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면서, 이것이 바이브 코딩 시대를 성공적으로 맞이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호현 투블에이아이 대표는 이달 22일 잠실 광고문화회관에서 'AX 전략기술, AI 네이티브 개발 플랫폼 도입 가이드' 세미나에서 '팀 전체를 에이전트 코딩으로 전환하기: CTO와 리더를 위한 실행 로드맵'이라는 주제로 발표한다.
이번 행사는 바이브 코딩 기반 개발 및 조직 혁신 전략 실무에 대해 발표되는 것으로 CTO와 리더를 위한 실행로드맵이 공유된다. 행사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행사 홈페이지 (https://conference.etnews.com/conf_info.html?uid=463)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민지 기자 minzi5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