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자산업 심장이었던 구미가 새로운 도약의 시간을 맞았다. 삼성SDS가 구미 삼성전자 1사업장 부지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기로 결정한 것은 단순한 기업 투자를 넘어 역사적 사건이다. 한때 쇠락의 그림자가 드리웠던 제조 도시 구미가 이제 AI 중심도시로 탈바꿈하는 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AI데이터센터가 들어설 구미 1사업장은 한국 통신 역사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이곳은 팩스와 카폰을 시작으로 '애니콜' 브랜드가 탄생한 삼성전자 모바일의 발원지다. 세계 최초 CDMA 단말이 생산된 기술의 요람이자, 최고의 품질을 위해 수십만 대 휴대폰을 불태웠던 '애니콜 화형식'의 결연함이 서린 현장이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위상이 싹트고 잉태된 상징적 공간이 이제 AI라는 새로운 시대적 가치를 입고 재탄생하는 것이다.

삼성SDS는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해 초기 설비와 건축에만 약 4273억 원이라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향후 서버 및 장비 확충을 포함하면 규모와 경제적 파급 효과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는 구미가 전통 제조 기지를 넘어 데이터와 AI가 주도하는 미래형 첨단 도시로 진화할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변화는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떠나던 청년들에게도 강력한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관련 전후방 산업이 활성화되면, 첨단 기술을 갈망하는 젊은 인재들이 다시 구미로 모여들 것이다. 낡은 공장 굴뚝의 이미지를 벗고 AI 기술이 살아 숨 쉬는 역동적인 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과거 '애니콜 신화'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구미의 저력은 여전하다. 이제 그 저력은 AI라는 날개를 달고 다시 한번 비상할 준비를 마쳤다. 청년들의 꿈과 첨단 기술이 어우러진 AI 첨단도시 구미가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허브로 우뚝 서기를 기대해 본다.
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