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자계약 50만건 돌파…공공 넘어 민간시장으로 확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집을 사고팔거나 전·월세 계약을 맺을 때 종이 없이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부동산 전자계약이 빠르게 늘고 있다. 공공 중심으로 도입됐던 전자계약이 민간 중개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흐름이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계약으로 체결된 부동산 거래는 50만7431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23만1074건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연간 전자계약 체결 건수가 50만건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자계약 활용률도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전체 부동산 거래 가운데 전자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12.04%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민간 중개거래가 7만3622건에서 32만7974건으로 늘며 약 4.5배 증가했다. 공공 부문 위주였던 서비스가 민간 시장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부동산거래 전자계약시스템 절차
부동산거래 전자계약시스템 절차

부동산 전자계약은 매도인·매수인 또는 임대인·임차인이 중개사무소에서 대면해 계약을 진행하되 종이 계약서 대신 공공 전자시스템으로 계약서를 작성·서명하는 방식이다. 공인중개사가 참여한 상태에서 전자서명과 공공 인증을 거쳐 계약이 이뤄지고 계약 내용은 즉시 행정 시스템과 연계된다. 제도는 국토교통부가 총괄하고 시스템 운영은 한국부동산원이 맡고 있다.

이용 증가의 배경으로는 전자계약의 구조적 특성이 꼽힌다. 전자계약을 체결하면 공인인증을 통해 중개사 자격과 계약 당사자 신원이 즉시 확인된다. 계약서 위·변조나 이중계약 가능성도 시스템 단계에서 차단된다. 계약과 동시에 실거래 신고와 임대차 신고, 확정일자 신청이 자동 처리돼 별도의 행정 절차가 필요 없다는 점도 이용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

국토부는 그간 전자계약 활성화를 위해 시스템 개선과 인센티브 확대를 병행해왔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 임대보증 심사 계약정보 전송 기능을 추가했고 민간 중개플랫폼 '한방'과 계약서 수정 정보를 양방향으로 연계했다. 이용자 증가에 대비해 서버를 교체하며 서비스 안정성도 강화했다.

올해 들어서는 접근성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이달 말부터 본인 인증 수단을 기존 3종에서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간편인증을 포함한 15종으로 확대했다. 이용자가 평소 사용하던 인증 수단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전자계약시스템 이용실적(단위 : 건, %).
전자계약시스템 이용실적(단위 : 건, %).

전자계약 이용에 따른 체감 혜택도 적지 않다. 전세사기 예방 측면에서는 공공 인증을 통한 본인 확인과 계약 검증 구조가 안전장치로 작동한다. 행정 측면에서는 관공서 방문 없이 신고와 확정일자가 자동 처리된다. 금융 측면에서는 대출 금리 인하와 보증·등기 수수료 절감 등 비용 부담 완화 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부는 전자계약 확산에 기여한 공인중개사에 대한 포상도 병행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과 함께 '2025년도 우수 공인중개사' 15명을 선정해 포상할 예정이다. 대상 수상자는 연간 약 360건의 전자계약을 체결해 전년도 최고 실적 대비 3배 수준의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준형 국토교통부 토지정책관은 “앞으로도 시스템 개선과 인센티브 확대를 이어가 전자계약 이용 기반을 넓히겠다”며 “국민들이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부동산 거래를 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