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하나금융, 전 계열사 국산 DB '전격 도입'...4대 지주 최초 '탈(脫) 오라클'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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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이 4대 금융지주 최초로 그룹사 IT 인프라 핵심인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오라클 등 외산 상용 소프트웨어(SW)에서 '국산 오픈소스' 기반으로 대거 도입한다.

연간 수백억원에 달하는 외산 라이선스 비용 절감을 넘어 특정 벤더 기술 종속(록인)을 끊어내고, 그룹 IT 체질을 클라우드 중심으로 바꾸는 '기술 독립' 선언으로 해석된다.

2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하나금융그룹은 한 국산 DBMS 전문기업의 오픈소스(PostgreSQL) 기반 솔루션을 그룹 표준으로 낙점했다.

계약 방식은 하나금융지주, 은행, 증권, 카드 등 전 계열사(해외법인 포함)가 향후 3년간 수량 제한 없이 해당 DBMS를 사용할 수 있는 '그룹 통합 무제한 라이선스 계약(ULA)'이다.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지주를 포함한 전 계열사가 통합 ULA 방식으로 오픈소스 DB를 표준화한 것은 처음이다.

계약 핵심인 ULA는 기업이 일정 기간 사용할 SW 라이선스 비용을 일시금으로 지급하면, 그 기간은 수량을 무제한으로 늘려 쓸 수 있는 일종의 '기업용 SW 자유이용권'이다. 계열사가 늘어나거나 시스템을 대폭 증설해도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특히 하나금융은 기준 수량을 800코어(Core) 이상으로 보장했다. 금융권 단일 도입으로는 역대급 규모다. 800코어는 고성능 DB 서버 약 50대를 온전히 가동하거나,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뱅크·토스뱅크)의 초기 출범 당시 전체 DB 인프라를 통째로 운영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나금융그룹 내 핵심 업무 시스템 수십 개를 동시에 교체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번 결정으로 '오라클 세금'으로 불리는 막대한 유지보수 비용 구조를 깨뜨릴 수 있게 됐다.

특히 계약 조건에 기존 오라클 DB의 마이그레이션(전환) 기술과 인력 무상 지원까지 포함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환 과정에서 기술적 리스크를 벤더와 분담하는 실리도 챙겼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4대 금융지주가 전사 차원에서 오픈소스 DB를 표준으로 채택한 것은 국산 기술력이 엔터프라이즈급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방증”이라며 “하나금융 사례는 타 금융지주와 공공기관의 IT 전략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